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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은퇴식 고사한 배영수의 진심과 마지막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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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이상학 기자] 한화 배영수(37)는 지난 8월말 구단으로부터 현역 은퇴를 권유받았다.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한화는 배영수를 전력 외로 분류했다. 대신 은퇴식을 제안했다. 한화에서 뛴 기간은 4년으로 길지 않지만 현역 최다승 투수에게 예우를 갖추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배영수는 한화 구단의 은퇴식을 정중히 고사했다. 4년 전 FA로 한화에 오며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그만큼 보답을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 때문이다. 지난 2014년 12월 정든 삼성을 떠난 배영수는 당시 선발투수를 필요로 하던 한화와 3년 총액 21억5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서 4년간 배영수는 68경기(57선발)에서 13승22패1홀드 평균자책점 6.07을 기록했다.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2016년에는 1군에서 1경기도 던지지 못했고, 올해도 지난 6월 1군에서 제외된 뒤 올라오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완투승 포함 128이닝을 던지며 7승8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분투했다.

배영수는 "구단의 제안은 감사했지만, 한화에서 은퇴식을 하기엔 내가 보여준 게 많지 않다. FA로 기대를 받고 왔는데 그만큼 하지 못했다. 팬들도 잘하나 못하나 늘 응원해주셨는데 보답을 해드리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배영수는 한화에서 좋은 기억을 안고 떠난다. 그는 "힘들 때도 있었지만 한화에 와서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 즐겁고 행복했다. 2군과 재활군에서 어린 후배들과 함께하며 느낀 게 많다.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았다. 앞으로 야구 인생을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좋은 시간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이제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도전을 하고 싶다. 그는 "나 스스로 포기한 적은 없다. 마음을 놓은 적도 한 번도 없다. 아직까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며 "언제까지 야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 마지막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전성기 시절처럼 빠른 공은 아니지만 슬라이더·포크볼·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효과적으로 섞어 던질 수 있다. 올해 배영수의 탈삼진 비율은 18.7%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전인 지난 2006년(20.6%) 이후 가장 높았다. 아직 통할 수 있다고 믿기에 이대로 관둘 수 없다.

현역 최다 137승을 거두고 있는 배영수. 은퇴 대신 마지막 도전을 선택한 그의 통산 138승은 어느 팀에서 이뤄질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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