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되는 중저가 신제품들은 프리미엄폰의 기능을 탑재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이하로 내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실속형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지난달 23일 출시한 40만원대 갤럭시A7은 한 달도 안 돼 10만대가 팔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스마트폰 성능이 크게 개선되면서 국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커지자 삼성전자·LG전자도 시장 방어에 적극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LG전자, "중국에 양보 못 해"
삼성전자는 19일 20만원대 신작 중저가폰인 '갤럭시J4 플러스(+)'를 선보인다. 이 스마트폰은 2개 앱(응용프로그램)을 동시에 한 화면으로 보여주는 멀티태스킹(동시 작업) 기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겨울방학 철을 맞아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인터넷 검색이나 동영상 감상을 하는 10~20대 학생들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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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이르면 다음 달 40만원대 'Q9'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프리미엄폰 G7에서 호평을 받은 '수퍼 브라이트 디스플레이(야외에서 선명한 화면 구현)' 기능과 '붐박스 스피커' 음향 기능을 탑재했다.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중저가 시장 공세도 만만치 않다. 샤오미는 19일 통신 3사를 통해 40만원대 '포코폰 F1'을 출시한다. 중국산 스마트폰이 통신 3사에서 동시에 출시되는 건 이 제품이 처음이다.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칩셋으로 주로 프리미엄폰에서 쓰이는 퀄컴 스냅드래곤 845를 탑재했다. 저장 메모리(64기가바이트)와 배터리 용량(4000밀리암페어)도 프리미엄급이다. 화웨이는 KT와 함께 지난달 30만원대 '비와이폰3'를 출시했다. 후면에 1600만·200만 화소의 카메라 2개를 탑재했다.
◇열공폰·무전기폰… 이색 중저가폰도
'열공(열심히 공부)폰' '7080 뮤직폰' '무전기폰' '바나나폰'처럼 특정 사용자층을 노린 특색 있는 중저가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알뜰폰 업체 SK텔링크는 지난 13일 수험생을 위한 특화 스마트폰인 '나만의 공부폰'을 10만원대에 내놨다. 중국 ZTE와 함께 만든 이 스마트폰은 공부할 때 게임과 소셜미디어를 차단하고 학습 동영상이나 전자사전 앱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알뜰폰 업체 CJ헬로는 올 하반기에 중장년층 고객이 즐겨 듣는 7080 음악 1100곡이 담긴 20만원대 '청춘뮤직폰(삼성 갤럭시J3)'과 스마트폰 화면 아래에 자판이 달린 30만원대 '블랙베리 키2'를 내놨다. 이 회사는 이달 말에 '바나나폰'으로 알려진 '노키아 8110'을 10만원대에 출시할 예정이다. 10·20대 고객들이 좋아할 바나나를 닮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무전기 기능이 특화된 신제품도 등장했다. KT파워텔이 지난 13일 선보인 '라져S'는 별도 무전 버튼이 있어 손쉽게 단체로 무전을 주고받을 수 있다. 예컨대 건설 현장에서 팀장이 라져S의 무전 버튼을 누르고 말하면 팀원 수십 명이 한꺼번에 무전을 받을 수 있다. 한 통신 업체 관계자는 "첨단 기능이 상향 평준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양한 소비자 입맛을 잡고 충성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이색 스마트폰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문 기자(rickym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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