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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JSA 귀순병 오청성 "한국군, 군대 같지 않은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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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 인터뷰 전문

지난해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오청성(25)씨가 반한(反韓)적인 성향의 일본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군에 대해 “군대 같지 않은 군대”라고 평가했다.

오씨는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군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군대 같지 않은 군대”라며 “한국에도 나와 비슷하게 힘든 훈련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강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오씨 발언이 사실이면 탈북 당시 목숨을 건 국군의 구조작전으로 귀순에 성공했음에도 일본 반한 매체에 국군을 폄훼한 것이다.

탈북 후 오씨가 미디어와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산케이신문이 보도한 인터뷰 전문(全文).

-상처는 나았나.

“2월까지 입원했지만 현재는 통원하는 한편 일을 하고 있다. 팔뚝의 신경을 제거해서 꼬집어도 못 느낀다.”

(셔츠 오른쪽 소매를 올리면 위쪽 팔뚝에 상흔이 있다. 탄환은 팔뚝 뒤쪽으로 들어와 앞쪽으로 관통했다. 크게 찢어져서 봉합한 사출흔(射出痕)에 통증이 있다.)

-공격한 것은 누구인가.

“4명 전원이 (군대의) 친구(友人)다. 쏘지 않으면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거꾸로 내가 그 입장이라도 쐈다.”

-당시엔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 후 간신히 눈을 뜨니 태극기가 눈에 들어온 기억이 난다.”

(군 소장(별하나·번역자 주) 아버지를 가진 4인 가족. 출신 계층이 높고, 부유했다. 배속처도 군경찰(헌병·번역자 주) 등 특권을 가진 부서를 돌았다)

세계일보

일본 산케이신문과 인터뷰하는 오창성씨. 산케이신문 인터넷판 캡처.


-북한의 빈곤 실태는.

“농민이 쌀과 채소를 만들어 권력자가 입에 올린다. 제재로 (외국제품의) 유통이 좋지 않다. 국산품은 일부 사람이 다툰다. 이미 국가배급은 기능하지 않는다. 권력자 말고는 가난하지만 특권적인 평양 시민에게도 지난해 국가기념일 특별배급이 없었다.”

-배급 등이 없으면 어떻게 사는가.

“예를 들어 근무처 회사가 벌이가 되면 종업원은 돼지고기 1kg, 담배 1 보루 등을 지급받는다. 북한 사람들은 일본제품을 아주 좋아한다. 닛산 패트롤이라는 차는 장교 전용이 된다. 정치적으로는 일본을 매도하지만 경제적인 면에서는 존경한다.”

(오씨는 “돈이나 권력인가 중 어느 쪽인가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객사한다”라고 표현하는 북의 시민 생활. 김정은 정권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차가워지고 있는 것 같다)

세계일보

오창성씨가 북한군 장교 전용차가 된다고 말한 일본 닛산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패트롤. 위키피디아


-탈북 의사가 있었나.

“한국 영화나 음악을 알고서 한번 가고 싶다고는 생각했지만 망명까지는…. 나는 상류층이었다. 군경찰에 근무할 당시만 해도 나도 위반 사실을 발견하면 돈을 주면 봐주고, 아니면 유치장행이라고 협박해 용돈을 벌었다.”

-수술 시 기생충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에서는 비료에 인분을 쓴다. 구제약도 먹지만 아마 주민 대부분이 기생충을 갖고 있다. 군에서는 식기를 닦지 않고 다시 사용한다. 다만 기생충은 정말로 영양불량이면 자라지 않는다. 나에 관해서는 영양불량이 아니라 영양이 나쁜 게 아니라 오히려 좋아서 나왔다.”

-김정은 조선 노동당위원장 통치를 국민은 어떻게 보고 있나.

“친구들이 어떻게 느꼈는지에 관심은 없었지만, 나는 무관심하다. 같은 세대에서는 아마 80% 정도가 무관심하고 충성심도 없지 않은가. 인민을 못 먹여도 세습하고, 그것이 당연한 것이 되면 관심도, 충성심도 끓지 않는 것 아닌가.”

세계일보

오청성씨가 지난해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할 당시의 총격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 세계일보 자료사진


(두꺼운 베일에 싸인 북쪽의 로열패밀리. 정확한 정보는 군 고위층의 아들이어도 접하지 못한다고 한다.)

-김정은씨의 이복형 정남 씨와 고모부 장성택이 살해됐다.

“원래 김정남씨를 몰랐다. 장씨 처형은 대단했다. 나쁜 사람인 줄 알았는데 한국에 와서 나빠서 죽은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현 정권 들어 군대 변화는.

“규모가 확대되고 좀 더 전투적인 대비태세가 됐다.”

-한국군을 어떻게 생각하나.

“군대 같은 군대가 아니다. 한국에도 나와 비슷한 고통스러운 훈련을 한 사람이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리 강하지 않은 것 같다.”

(탈북자 가족은 엄벌되는 일이 많다)

-가족들의 안부는

“가족 신상에 대한 불안 때문에 오히려 알아보지 않으려고 한다. 외롭지만 남(南)에서 새로운 이름을 가진 다른 사람으로 재출발했다.”

-한국 미디어에서 살인이 원인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월경(越境) 이유는.

“살인하지 않았다. 월경은 친구들과 갈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말하고 싶지 않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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