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6년 만의 컴백 이나영 “엄마 마음 이제 알겠어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뷰티풀 데이즈’서 탈북여성 맡아

신인감독 데뷔작 노개런티 출연

“북받치는 슬픔 최대한 눌렀어요”

중앙일보

영화 ‘뷰티풀 데이즈’에서 주인공(이나영 분)이 한때 행복했던 모습. [사진 콘텐츠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짙은 화장의 탈북여성(이나영 분)이 현란한 불빛 아래 방황하듯 춤을 춘다. 수년 뒤, 한국에서 술집 마담이 된 그는 중국에서 온 아들(장동윤 분)에게 된장찌개를 끓여준다.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뷰티풀 데이즈’(감독 윤재호, 21일 개봉)에서 배우 이나영(39)의 모습은 온통 낯설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어 금방 읽었어요. 자기 삶을 다 받아들이는 여성 얘기였죠. 고아 출신 탈북자로, 어떤 일이 벌어져도 살아남으려 감정을 누르는 법을 터득한 사람요. 탈북 소재를 다룬 감독님 전작들(‘마담B’ ‘히치하이커’ ‘약속’)을 보고 더 확신이 들었죠. 원빈씨도 대본을 보고 되게 슬프다고, 배우로선 어렵겠지만 열심히 해보라고 응원해줬어요.”

주로 다큐·단편을 찍어온 신인 감독의 첫 장편극영화에 출연료 없이 나선 데 대해선 “워낙 저예산이다. 다른 배우들도 많이들 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개봉 전 만난 그는 막힘없는 말투가 3년 전 배우 원빈과 깜짝 결혼 이후 CF만 모습을 비춘 ‘신비주의 스타’ 이미지와 한참 멀었다. 스스로도 “저 신비주의 아니다. 정말 평범하게 지냈다. 가정일하고 운동하고 대본회의도 많이 했다. 원빈씨랑 아이랑 셋이 잘 논다. 얘기를 서로 제일 많이 나누는 친구들 같다”고 했다.

몇몇 출연작의 흥행부진 이후 공백기가 길었던 그는 “영화 전체 평가보단 배우로서 다음엔 뭘 잘 보여드릴 수 있을지, 연기적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담은 됐지만 애매하게 돌아오긴 싫었다. 이번 영화는 제가 이입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처음 상영됐을 때 그는 “3년 전 첫 아이를 얻어, 엄마로서 감정에 예전보다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탈북 후 중국 변두리의 나이든 조선족(오광록 분)에게 시집가는 10대 시절부터 범죄에 연루되는 20대를 거쳐 30대 현재까지 20년 남짓을 직접 소화했다.

그는 “다큐에 보니 탈북여성들이 오히려 화려한 색감과 옷을 즐기더라. 그게 더 ‘삶’처럼 다가왔는데, 지나쳐 보일까봐 톤 조절을 했다. 시장을 뒤져 의상을 마련했다”고 했다. 또 “시나리오부터 워낙 감정표현이 없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이 엄마가 살아온 역사로 보면 어쩔 수 없을 듯해 최대한 절제했다”고 돌이켰다.

그는 “중국에서 시골 아낙으로 살던 장면이 제일 편하고 자유로웠다”고 했다. “예전부터 시골 여성을 굉장히 연기하고 싶었어요. 제 아이도 자연과 잘 놀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냥 제가 저한테 보고 싶은 모습일 수도 있죠.” 특히 “공리가 주연한 장이머우 감독의 ‘귀주 이야기’가 제 인생 영화”라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두 사람이 함께한 다른 영화 ‘인생’도 감히 생각났다. 언젠가 그런 영화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