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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다시 힘받은 文 '북핵 역할론'…"때는 무르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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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靑, 미국측 역할론 당부 등 주목…김정은에 '경제' 메시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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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뉴기니=뉴시스】박진희 기자 =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파푸아뉴기니 스텐리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8.11.17.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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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협상 역할론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시 힘을 받게 됐다. 미중러 등 주요국의 강력한 지지확보를 바탕으로 문 대통령은 내년초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등 협상 테이블 마련을 위한 중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지난 13일 이후 5박6일 일정으로 진행된 싱가포르·파푸아뉴기니 순방 일정을 마쳤다. 아세안·APEC 정상회의 외에도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면담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양자 정상회담을 했다.

17일(현지시간) 파푸아뉴기니 포트모르즈비에서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을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다. 한반도 문제 해결의 시점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

시 주석은 내년 서울과 평양을 모두 방문할 의향이 있음을 밝히며 "일이 이뤄지는데는 '천시·지리·인화(天時地利人和, 하늘의 뜻·땅의 기운·사람의 화합)'가 필요한데 그 조건들이 맞아떨어져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며, 중국 측은 건설적 역할을 계속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고, 15일 미국의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앞으로 할 일이 많이 남았다. 북쪽과 좀 더 긴밀히 소통, 대화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는 특히 북핵 협상을 직접 벌여온 미국 측에서 문 대통령에게 역할론을 다시 당부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9월 북미 간에 대화가 단절됐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북한과 미국 양쪽을 대표하는 수석협상가(chief negotiator)가 돼서 역할을 해 달라"고 했던 요청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북미 고위급 회담이 한 차례 중단된 상황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쥐고 있는 가장 큰 카드는 '연내에 서울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한다'고 했던 김정은 위원장과의 약속이다. 북미 간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촉진'을 달성하기 위해 김 위원장의 방남을 힘있게 추진할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펜스 부통령의 발언 등은 김 위원장의 빠른 답방을 노리는 우리 측에 대한 지지의사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 볼 때, 서울 답방에 앞서 북미 고위급 회담이 선행돼야 하는 측면이 있다. 종전선언 및 일부 제재해제 등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을 어느 정도 확보해야 '빈손 서울 방문'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역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목표로 하되, 실제 추진은 북미 고위급 회담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를 지켜본 뒤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자신이 주도해온 '신남방정책'을 통해 김 위원장을 향한 카드 한 장을 더 확보하기도 했다. 내년 한국에서 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북한이 아세안과 협력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면 남방과 북방을 잇는 교량국가가 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보다 과감한 결심만 한다면 '경제'와 '정상국가'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겠다는 의미다.

APEC 기간 동안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인 점은 변수다. 시 주석이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하자 펜스 부통령이 "중국에 더 많은 과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맞선 것이다. 미중 간 대립 양상이 부각될 경우 한반도 문제는 그 하위 의제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관건은 이달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다. 펜스 부통령은 G20을 계기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양국 관계에)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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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싱가포르 선텍 회의장 양자회담장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8.11.15. pak713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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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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