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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한화, 계약기간 1년 남은 박정진 왜 포기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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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이상학 기자] 한화가 20년 이글스맨 박정진(42)을 포기했다. 내년까지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태였지만, 냉정한 비즈니스 결정을 했다. 박정진도 20년차 베테랑답게 구단 사정을 이해하고 떠났다.

한화는 지난 9월초 박정진에게 은퇴를 권유했다. 은퇴식도 함께 제안했다. 또 다른 베테랑 투수 배영수에게도 같은 조건을 내밀었다. 결론은 '내년 시즌 전력 외'라는 통보였다. 지난해부터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화에 있어 전성기 지난 베테랑 선수는 정리 대상이었다.

하지만 배영수와 달리 박정진은 내년까지 계약기간이 남은 상태다. 지난해 12월 한화는 박정진과 2년 총액 7억5000만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연봉 2억원이 남아있다. 이 연봉은 방출 여부와 관계없이 한화가 어차피 줘야 될 금액이다. 박정진에게 1년 더 기회를 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화 구단은 세대교체, 리빌딩 작업에 있어 베테랑 선수의 효용가치를 낮게 봤다. 한화 관계자는 "팀으로선 젊은 선수 성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베테랑 선수가 한 자리 차지하고 있으면 젊은 선수들이 클 수 없다. 같은 기량이면 조금 더 젊은 선수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정진은 내년 3월 시즌 전까지 몸을 만든 뒤 은퇴 여부를 결정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도전하고 싶었다. 그동안 그의 팀 공헌도를 생각하면 무리한 요구는 아니었지만 구단은 65인 등록선수정원을 생각했다. 박정진이 65인 명단에 들어가면 어느 한 선수가 빠져야 했다.

또 다른 한화 관계자는 "팀에 왼손 자원이 많다"고 말했다. 만약 한화에 왼손 불펜이 부족했다면 박정진에게 1년 더 기회를 줄 수 있었지만 상황이 그렇지 않았다. 정우람·권혁 등 베테랑들을 제외해도 임준섭·송창현·김범수·김경태·박주홍·이승관 등 왼손 자원이 그런대로 있는 편이다. 이들을 키워야 하는 한화가 현실적으로 박정진에게 1군 기회를 보장하기 어려웠다.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고 박정진을 풀어줬다.

아울러 한화는 박정진의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올해 어깨, 등이 좋지 않아 1군은 물론 2군 퓨처스리그에서 등판하지 못했다. 한화 관계자는 "20~30대 선수라면 몰라도 40대 선수라 언제까지 회복을 기다리기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9년 입단 후 20년 몸담은 정든 팀을 떠나게 된 박정진이지만 프로답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는 "좋게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돼 아쉽지만 구단에 서운한 감정은 없다. 한화가 없었더라면 지금까지 오래 야구할 수 없었다"며 "몸 상태는 괜찮다.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계획을 잡겠다"고 밝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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