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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80억’ 생각했던 구단들, 싸늘한 FA 시장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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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태우 기자] 2019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공시됐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근래와 달리 우호적이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구단들이 지갑을 여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KBO(한국야구위원화)는 17일 2019년 FA자격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총 22명의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는다. 신규로 자격을 취득하는 선수가 12명이고, 재자격 선수가 8명, 그리고 자격유지 선수가 2명이다. 전체적인 수를 보면 예년에 비해 적지는 않다.

최근 FA 시장에서는 총액 100억 원 이상 선수들이 매년 1~2명씩 나오는 분위기였다. 고액의 기준을 연간 20억 원, 즉 4년 80억 원으로 잡으면 해당자가 적지 않았다. FA 거품이라는 의견이 꼬리를 물었으나 수요와 공급을 감안한 복잡한 수식은 이를 가볍게 비웃었다. 그러나 올해 시작 분위기는 분명 다르다. 전체적으로 싸늘하다는 것이 구단들의 생각이고, 선수들 또한 이를 체감하고 있다.

조짐은 일찌감치 있었다. KBO 10개 구단은 프로야구 선수협회 측에 FA 제도 변경안을 제안했었다.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이 바로 총액 상한제였다. 구단들은 취득연한 단축, 등급제 도입 등 몇몇 부분을 양보하면서 ‘4년 총액 80억 원’의 상한제를 관철시키고자 했다. 선수협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제도 변경은 무산됐지만, 기본적으로 앞으로 FA 시장을 바라보는 각 구단들의 시선을 대변한다는 해석이 많다.

한 야구 관계자는 “구단들이 4년 총액 80억 원을 이야기해놓고, 과열 경쟁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양의지와 같은 최대어가 이를 넘어설 수는 있겠지만, 다른 선수까지 감안하면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는 예전에 비하면 차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구단 사장은 “모기업 지원의 절대금액이 줄지는 않았다고 해도 예전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각 구단별로 인건비를 아끼려는 추세에서 FA 시장이 계속 활황을 탈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여기에 올해는 막상 대어들이 많지 않다는 점도 지적한다. 양의지 최정 이재원 등 이른바 ‘빅3’로 뽑히는 선수들을 포함해 몇몇을 제외하면 경쟁이 붙을 만한 선수들이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22명의 취득자 중 만 33세 이상의 선수가 총 15명이나 된다. 30대 중반의 선수들에게 위험한 도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로는 어떤 선수의 계약이 다른 선수의 계약에도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파급력이 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FA 계약이 지루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도 있다. 선수들의 눈높이는 한껏 높아진 상황에서, 각 구단들이 화끈한 제시액을 제안하지 않을 경우다. 이 경우 계약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22명의 선수 중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는 점에서 자격을 포기하는 선수들도 예년보다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리가 있다. 요즘 시장 분위기에서 무리한 자격 행사는 곧 ‘미아’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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