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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유류세 인하 100% 반영 10일 걸렸다…휘발유 133.5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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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7일 전국 휘발유 평균값 1556.8원

경유는 1495.8원으로 87.88원 내려

통상 재고소진 기간 채운 뒤에야

유류세 인하 반영비율 100% 넘어

국제유가 제대로 반영 두고도 논란 확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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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류세 인하에 앞서 2주 이상 예고 기간을 뒀는데도, 유류세 인하분이 주유소 판매 가격에 100% 이상 반영되기까지 열흘가량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류세 인하 예고를 접한 주유소들이 재고를 일찌감치 소진함으로써 유류세 인하분 반영 기간이 단축될 거라는 정부와 업계의 기대가 다소 빗나간 것으로 평가된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의 가격정보를 바탕으로 유류세 인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유류세 인하 12일 차인 17일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1556.8원이다고 밝혔다. 유류세 인하 시행 하루 전인 이달 5일(1690.3원)에서 133.5원이 낮아진 것으로, 정부가 낮춘 휘발유 유류세 123원의 108.5%가 반영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서 15일에 반영률이 101.8%로 처음 100%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경유는 유류세 인하 직전 가격(5일, 1495.8원)에서 87.7원이 인하돼 17일 유류세 인하분(87원) 반영률이 100.8%로 나타났다. 부탄은 934.3원에서 29.4원이 낮아져 인하분(30원) 반영률이 97.9%를 기록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인하 폭이 135.5원이었고, 정유사 브랜드로 판매되는 주유소인 ‘정유사 폴 주유소’에서는 133.3원이 인하됐다. 전국 17개 광역 시·도별로 보면, 전남 1곳을 제외한 16곳이 평균 123원 이상 휘발유 가격을 내렸다. 가격 할인을 전혀 하지 않은 주유소는 17일 기준 173곳(1.5%)이다.

앞서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처음 밝힌 때는 지난달 14일이다. 그 뒤 지난달 24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류세를 15% 인하해 서민·자영업자의 유류세 부담을 약 2조원 경감하도록 하겠다”고 확정적으로 말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시행방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지난 6일 자로 시행됐다. 국무회의 통과를 기준으로 8일, 김 부총리의 확정 발언을 기준으로 14일의 유류세 인하 예고 기간이 있었던 셈이다.

정부는 이렇게 예고를 길게 한 만큼, 주유소들이 기존 유류세가 붙은 재고 기름을 빨리 소진하고, 유류세 인하 시행과 동시에 정유사들이 값을 내린 기름을 곧장 사들여 판매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적인 주유소 기름 비축일(10일)보다는 더 빠른 속도로 가격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대를 깨고 100% 이상 가격 반영에는 딱 열흘이 소요됐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주유소들이 유류세 인하분과 6주 연속 하락한 국제유가 하락분을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불만도 많다. 국내에 주로 수입되는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달 첫째 주 평균 배럴당 82.9달러로 최고점을 찍고 둘째 주 81.5달러로 꺾인 뒤 계속 하락해 이달 둘째 주 들어 67.2원으로 내려앉았다.

이에 대해 국제유가가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데 길게는 3∼4주가 걸리기 때문에, 주유소 판매가격 하락 시점(11월 첫째 주)이 특별히 늦어진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이때가 유류세 인하 시행 시점과 맞물린 터라, 가격 인하 폭이 적정했는지 등 유류세 인하 정책의 실효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유류세 인하분 외에 국제유가 인하분도 판매가격에 신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협조를 지속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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