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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유커 돌아와도 숙박음식업 일자리 줄었다…정부 "과당경쟁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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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고용위기]숙박음식업 취업자 17개월 연속 감소

정부, 중국인 관광객 늘자 입장 선회…전문가 "최저임금 때문"

뉴스1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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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숙박음식업 취업자가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가운데 정부가 고용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던 중국인 관광객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의 고용상황이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최근 고용분석 자료에서 숙박음식업 고용부진 원인을 설명하며 중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을 빼고 업체간 과당경쟁을 취업자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최근 자영업자가 그리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이마저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애초 정부의 취업자 감소 원인 파악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정부 정책에서 비롯된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만7000명(-4.2%) 감소하며 지난해 6월(-4만4000명)부터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2013년 산업별 취업자 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장 감소 기록이다.

숙박음식업은 전체 산업 중 제조업과 도소매업에 이어 취업자 규모가 세번째로 큰 업종이다. 그만큼 숙박음식업 취업자가 줄어들게 되면 전체 취업자 감소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 셈이다.

정부도 서비스업 고용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최근 정부의 고용부진 원인 분석을 보면 원인 파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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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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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0월 고용동향 발표 후 최근 숙박음식업의 취업자 감소에 대해 "과당경쟁과 업황 부진 등으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후죽순으로 같은 업종의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가게 경쟁력이 떨어지고 그로인해 장사가 안되는 음식점 등이 고용을 줄였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정말 최근 급격히 늘어난 자영업자가 고용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일까. 통계청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숙박음식점업 자영업자는 64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3만9000명보다 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1년새 0.6% 증가한 것이다. 그나마 아르바이트 직원도 구하지 못한 영세 숙박음식점은 1만3000명이나 줄었다. 정부가 숙박음식점과 한 데 묶어 과당경쟁이 문제라고 지적한 도소매업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4만2000명 감소했다.

개인사업자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국세청의 사업자현황을 보더라도 최근 숙박음식업 자영업자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8월 기준 국세청에 사업자 등록이 된 숙박음식업 개인사업자(자영업자)는 76만5695명(법인 제외)으로 1년 전 75만4993명보다 1만702명(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종 전체 증가율 5.3%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창업한지 6개월 미만인 신규 숙박음식업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2986명(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가 지난해보다 특별히 숙박음식업 사업자만 크게 늘었다고 볼수도 없다. 업종 전체 6개월 미만 신규 사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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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숙박음식업 고용부진의 또다른 원인으로 지적했던 중국인 관광객 감소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숙박음식업 고용부진을 설명하며 관광객 감소를 지목했다. 올 6월을 제외하곤 지난 9월까지 매달 중국인 관광객 회복이 늦어진 점을 고용부진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경기민감업종인 숙박음식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의 설명과 달리 감소세를 보였던 중국인 관광객은 올 3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동월대비 기준 Δ3월 11.8% Δ4월 60.9% Δ5월 46.1% Δ6월 49.0% Δ7월 42.4% Δ8월 41.0% Δ9월 36.4% Δ10월 36.2% 증가했다. 지난해 2월 50만명대를 기록했던 중국인 관광객은 3월부터 20만~30만명대로 급감했다. 하지만 올 3월 40만명대를 회복한 데 이어 8월에는 48만명까지 관광객이 늘었다.

정부가 중국인 관광객을 고용부진의 원인으로 지목했던 시점에는 이미 관광객이 회복세로 돌아선 셈이다. 정부는 10월에서야 중국인 관광객 영향이란 단어를 숙박음식업 고용부진의 원인에서 제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관광객 감소는 과거에도 있었다"며 "최근 숙박음식업 취업자 감소는 노동비용의 상승(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줄이는 것은 앞으로도 사정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기본적으로 비용이 문제다. 숙박음식업은 인건비 부담이 큰 서비스산업으로,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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