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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안마방 논란’ 명지전문대 박중현 교수 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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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전(前) 학과장 박중현(56) 교수가 파면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박 교수는 학교 측 처분이 과하다며 재심을 요청, 이달 중 최종 재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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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들에게 안마를 요구하는 등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박중현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교수가 징계위로부터 파면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명지전문대 전경.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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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명지전문대 측에 따르면 대학 측은 지난 8월 열린 교수 징계위원회에서 박 교수에게 파면 처분이 내렸다. 현재 학과 홈페이지에서는 박 교수의 이름이 사라진 상태다.

그러나 박 교수는 "파면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재심(再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지전문대 내규에 따르면 교원이 징계처분에 불복하는 경우,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명지전문대 관계자는 "파면되면 향후 5년간 다른 학교에 교수로 임용될 수 없고 퇴직금에도 불이익이 있다"면서 "박 교수가 재심을 통해 징계 수위를 낮추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수의 성폭력은 지난 3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당시 연극영상학과 학과장이던 박 교수에 대해 학생들은 "우리는 그분의 전담안마사였다", "어느 한 나라의 왕을 모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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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교육부 등에 따르면 학과장이던 박 교수는 연극영상학과 사무실을 개조해 ‘사설 안마방’으로 사용하며 학생들을 불러 안마를 시키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교수는 안마를 받으면서 "허벅지에 살이 너무 많다" 등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3월 교육부는 실태조사를 벌여 박 교수 등 연극영상학과 소속 남자 교수·조교 5명의 성폭력 사실을 확인했다. 교육부는 박 교수에 대해선 ‘파면’을, 나머지 4명에 대해서는 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교육부 조사 결과, 회식 자리에서 여학생을 포옹하고 토닥였던 이영택(59) 교수는 징계위에서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아 현재 학교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택시에서 지인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최용민(65) 교수는 미투 폭로가 터진 지난 2월 학교 측에 사표를 냈다.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고 박 교수의 안마 지시를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등 방조한 혐의를 받는 강사 1명과 조교 1명은 학교 측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아, 현재는 학교를 떠난 상태다.

경찰 수사도 계속 진행 중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연극영상학과 학생들로부터 ‘박 교수의 처벌을 원한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는 미투(Me too) 사태 이후 폭력, 학대, 인격모독 등 학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과 핫라인(Hotline)을 설치했다. 성희롱·추행 등 성(性) 관련 문제를 전담하는 여성 교수도 배치했다. 권경희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학과장은 "비정상이 정상으로 가는 단계"라며 "학생들이 언제든지 고민을 얘기할 수 있도록 학년별로 담당을 지정한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안성수 명지전문대 교무처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제도를 보완했고, 연극영상학과 학생들을 직접 만나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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