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벤투가 콕 짚은 또 다른 남자 구자철, 가치를 증명하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벤투호 첫 승선…대표팀, 17일 오후 5시50분 호주와 평가전

뉴스1

구자철이 처음으로 벤투호에 승선했다. 기성용과 손흥민 등 많은 주축들이 빠진 상황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한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8월 한국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2명의 이름을 특별히 거론했다. 한 명은 기성용, 또 다른 이는 구자철이다. 나란히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참가했던 두 선수는 그 무렵 조심스레 은퇴 의사를 내비치고 있었다.

벤투 감독은 첫 회견에서 "기성용과 구자철은 대표팀 내 영향력이 큰 선수들이다. 조금 더 선수들과 대화해 좋은 결과(은퇴하지 않도록)를 가져오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기성용은 이번에 소집될 것이다. 한국대표팀에서 기성용은 주장으로서만 중요한 게 아니다. 구자철과는 통화를 했는데, 지금은 대표팀에 들어올 몸 상태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나중에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4년을 가야한다. 두 선수는 대표팀에 필요하다"고 강한 목소리를 전한 바 있다.

새 사령탑의 러브콜과 함께 기성용은 다시 대표팀의 구심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주장완장은 손흥민에게 넘어갔으나 기여도는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평이다. 벤투 감독의 신뢰와 배려가 크다. 새 소속팀 뉴캐슬에서 쉽지 않은 주전경쟁을 펼치고 있는 기성용의 상황을 안배, 11월 호주 원정에는 제외시켰다.

흥미롭게도 기성용이 처음 벤투호에서 내려온 타이밍에서 구자철이 승선한다. 앞선 9, 10월 일정 때는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어서 빠졌던 구자철이 벤투 감독과 처음으로 조우한다. 기성용이 건재를 과시했듯, 구자철도 가치를 증명해야할 무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7일 오후 5시50분(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에서 호주와 A매치를 갖는다.

앞선 4차례 국내 경기에서 2승2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대표팀이 안방을 벗어나 상대의 홈에서 펼치는 첫 평가전이라 과연 이전의 신바람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향하고 있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손흥민, 황희찬(이상 FW), 기성용, 정우영, 이재성(이상 MF), 장현수, 김문환(이상 DF) 등 포지션별 주축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함께 하지 못한다.

자연스럽게 새 얼굴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전망이다. 누군가에게는 '신데렐라'가 될 수 있는 경기다. 그리고 구자철처럼 돌아온 베테랑에게는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살려야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소속팀에서 '잘 뛰다가' 대표팀으로 들어온 이청용의 자세도 그러하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여러모로 애매해진 구자철도 절치부심, 원정길에 올랐다.

한때는 기성용과 더불어 대표팀에서 누구보다 큰 무게감을 보여주던 선수다. 공격 쪽에서는 톱 포지션부터 공격형MF, 필요에 따라 날개 공격수로도 활약하는 다재다능한 선수였다. 전술적 이해도 높아 어느 자리에 맡겨도 늘 몫을 해냈다. 러시아 월드컵서 스웨덴과의 1차전은 미드필더로, 독일과의 최종전은 전방 공격수로 뛴 것 역시 신태용 감독의 신뢰가 컸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조금씩 입지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틈에 성장한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 권창훈 등에 밀리는 느낌도 없지 않다. '아직도 중앙 컨트롤타워=기성용'이라는 확실한 등식과 달리 구자철의 포지션은 여기저기 희미해지는 흐름이다. 그래서 이번 2연전이 누구보다 각오가 남다를 구자철이다.

벤투 감독의 표현처럼 구자철은 아직 한국 대표팀에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이다. 구자철 같은 멀티요원도 많이 줄어들고 있으며, 가뜩이나 구성원이 젊어지고 있는 방향 속에서 구자철의 리더십은 꼭 필요한 요소다. 벤투 감독도 경기를 하루 앞두고 실시한 공식 기자회견에 구자철을 대동, 신뢰를 보냈다.

많은 선수들이 빠진 호주 원정이기에 구자철은 어떤 형태로든 중요한 임무를 맡을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대타'라 칭하기에는 아까운 이름이다. 벤투가 콕 짚은 또 다른 남자 구자철이 스스로의 힘으로 가치를 증명해야할 무대다.
lastuncl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