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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체지방률 8%… 암벽 여제, 호날두 못지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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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클라이밍 간판 김자인

152㎝ 41㎏으로 몸 왜소하지만 전문 보디빌더 수준 '근육 여왕'

키 152㎝, 몸무게 41㎏. 한국 스포츠클라이밍 간판선수 김자인(30)의 체형은 일반 여성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얼마 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실내 암벽등반장에서 만난 김자인은 시즌 마지막 국제 대회인 차이나오픈(16~18일·중국 광저우) 대비 훈련에 한창이었다. 인공 암벽에 달린 주먹 크기의 인공 손잡이(홀더)를 잡고 직벽 3m 구간을 타기 시작했다. 5분 남짓 만에 8m 높이의 꼭대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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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세계 스포츠클라이밍의 정상권을 유지한 김자인이 폭 5㎝ 나무 막대기에 양쪽 손가락 4개씩만 걸친 채 몸을 지탱하고 있다. "주먹만한 홀드를 잡고 버티려면 손가락 힘이 중요해 이런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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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클라이밍의 세계 정상급 선수인 김자인은 10년 넘게 하루에 4∼5시간씩 근력·지구력 등을 기르는 웨이트트레이닝과 암벽등반 훈련을 병행해 왔다. 턱걸이 훈련도 필수적이다. 지난 6월 진천선수촌에서 재미 삼아 턱걸이 대결을 했는데, 남자 클라이밍 국가대표 선수를 제치고 2등(33개)을 했다. 김자인은 "주먹만 한 홀드를 잡고 버티기 위해선 손가락 힘이 중요하다"면서 "하루만 운동을 게을리하면 그다음 날 바로 티가 난다"고 했다. 식단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체중 유지를 위해 하루 한 끼만 먹는데, 대신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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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살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김자인의 상체. /스파이더코리아


김자인의 주 종목은 '리드(안전벨트를 착용하고 15m 암벽을 정해진 시간 안에 높이 오르는 경기)'다. 지난 2010년, 2013년, 2014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지난달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 6차 대회 리드 1위를 했다. 이 종목 최다 우승 기록(28번)을 본인이 경신해 가고 있다. 올해는 리드 세계 랭킹이 3위로 약간 내려갔다.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느라 월드컵 대회를 두 번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김자인의 롱런 비결은 철저한 몸 관리다. 체력이 10대, 20대 초반의 젊은 경쟁자들 못지않다. 최근 인바디 검사(체중·근육량 등 측정) 결과 체지방률은 8%, 근육량은 35㎏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의 체지방률이 7%다.

김자인은 스포츠클라이밍이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되는 2020년 도쿄올림픽의 메달을 노린다. 보완점은 있다. 올림픽에선 리드와 '스피드(15m 인공 암벽을 빨리 오르는 경기)' '볼더링(안전벨트 없이 4∼5m짜리 코스를 많이 완등하는 경기)' 등 세 종목 점수를 종합해 순위를 결정한다. 김자인은 지난 아시안게임에선 3위를 했다. 특기인 리드 부문에선 1위를 했는데, 볼더링(3위)과 스피드(5위) 종목에서 밀렸다. 체력 안배와 지구력이 중요한 리드와 달리, 볼더링과 스피드 부문은 순발력과 파워가 중요하다. 김자인은 "도쿄올림픽이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 같다"면서 "그때까지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다"고 말했다.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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