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경찰서는 이 사건을 남성과 여성 일행 간 쌍방폭행으로 규정하고 16일 "여성이 말다툼하던 상대 남성에게 다가가 손을 치면서 몸싸움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남녀 혐오 논쟁이 점화된 것은 여성들이 남성들로부터 "말로만 듣던 메갈(남혐 인터넷 사이트) 회원을 실제로 본다. 얼굴이 왜 그러냐" 같은 인신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다. 이 말에 분노한 여성들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폭행 남성들을 엄벌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사건은 메가톤급 이슈로 떠올랐다. 메갈, 외모 비하 발언 등의 진위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막장으로 치닫는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의 남녀 간 편가르기가 위험수위에 도달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몇 해 전 김치녀(데이트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여성), 한남충(한국 남성은 벌레와 같다) 등 신조어들이 등장하면서 시작된 이성에 대한 비하와 경멸, 적대감은 극단적인 단체들의 자극적인 행동으로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진 모양새다. 아주 작은 사안도 남녀 간 증오로 번지고, 서로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행사도 수시로 열리고 있다. 최근에도 한 여성단체가 '홍익대 불법촬영(몰카)' 사건 가해 여성에 대한 사법부 결정(1심 징역 10월)이 편파 판결이라며 집회를 열었고, 한 남성 단체는 '곰탕집 성추행 사건' 피의자 유죄판결을 규탄하기도 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고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성 간 반감과 갈등도 더 커지고 있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남성과 여성은 투쟁 상대가 아니다.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낳고, 이성 간 극단적 대립은 한국 사회를 더 후퇴시킬 뿐이다. 남녀 간 성숙한 대화를 통해 사회악이 되어가고 있는 젠더 갈등을 해소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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