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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차붐이 말하는, 공격수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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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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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프랑크푸르트(독일), 유현태 기자] 공격수는 어떻게 움직여야 합니까? 한국 축구 최고의 골잡이 차범근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이 이 질문에 작지만 유용한 조언을 남겼다.

축구에서 어떤 팀도 득점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 그래서 축구의 꽃을 골이라고들 한다. 차 감독 역시 축구의 목표는 골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일까. 팀차붐플러스와 독일 원정에 동행한 차 감독은 "공격수 출신이라 어쩔 수 없다"며 공격수의 움직임에 많은 조언을 남긴다.

차범근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은 한국 축구 최고의 골잡이로 꼽힌다. 역대 A매치 최다인 136경기 출전에 58골을 기록하고 있다. 분데스리가에서도 308경기에서 98골을 기록했다. 탄탄한 허벅지를 바탕으로 한 신체 능력을 차 감독의 강점으로 꼽지만, 그 이면엔 영리하게 수비수를 따돌리는 노하우가 있다.

"최종의 목표는? 패스를 주고받는 것도 골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공 없는 사람들은 (골)문을 향해 뛰어야 한다. 그리고 골문을 향해서 가는 사람을 찾아서 (패스를) 줘야 한다."

차 감독은 모든 플레이는 골로 가기 위한 과정의 일부라고 강조한다. 후방 빌드업 자체에 의미가 있지 않고, 빈틈을 찾는 과정이다. 찬스가 있을 때 공격수는 공간으로 움직이고, 후방에선 적절하게 패스를 해야 한다. 그 찰나의 순간을 놓치고 나면 다시 수비는 다시 조직을 갖춘다. 그래서 상황 인식이 중요하다. 미리 동료의 움직임을 예측하며 준비하고 있어야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찬스'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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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는 간격을 좁혀야 되는데, 공격은 간격을 벌려야 한다. 수비가 틀을 짜놓으면 딱 그 안에서 움직인다. 틀을 깨야 한다. 왜 시야 안에서 움직일까."

팀차붐 지도를 맡은 최남철 숭실대 감독은 독일 유소년 선수과 경기를 보며 "틀을 깨는 데 익숙하다"고 설명한다. 한국에선 수비와 미드필더가 쌓은 수비 블록 안에서 공격이 전개된다. 하지만 슈투트가르트와 다름슈타트전에서 독일 선수들은 수비 뒤를 노리거나, 공간을 만들고 침투하면서 형태를 잡은 수비 블록을 헤집어놓는다.

차 감독 역시 '틀을 깨라'는 말을 반복했다. 수비수의 시야에서 벗어나 움직이는 것을 가장 좋은 방법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팀차붐 선수들이 풀백보다 낮은 위치에서 공을 잡지 말고, 더 전진해 수비 뒤 공간으로 침투하면서 공을 잡으라고 여러 차례 조언했다. 곧장 수비 뒤를 노려 수비 조직을 흔들 수 있고, 시야 밖에서 움직여 수비수를 괴롭힐 수 있는 위치다. 상대 수비수들이 불편해하도록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움직이다가 방향을 바꿔야 한다. 단순하면 막기 쉽다. 너무 정적이다. 움직임을 한 번하고 그치는 게 아니라 연속적으로 공간을 찾아야 한다. 자꾸 움직이면 수비가 공격을 찾다가 허점을 노출한다. 오프사이드 위치로 가도 된다. 그랬다가 다시 나오면 되니까."

조금 더 영리하게 하자면 주도적으로 허점을 만들 수도 있다. 수비수는 공격수를 막기 위해 따라다녀야 한다. 공격수가 더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 수비수의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다. 차 전 감독은 그 방법을 '속임 동작'이라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사이드라인 쪽까지 넓게 물러서서 패스를 받으려고 하면 측면 수비수 역시 따라나온다. 그때를 노려 안쪽으로 움직이면 공을 받을 수 있다. 중앙으로 이동하기 위해 측면으로 움직이는 '미끼'를 던진 것이다. 또 하나의 예를 들자면 최종 수비 뒤 공간 침투하는 것도 좋은 '속임 동작'이 될 수 있다. 수비가 가장 까다로워하는 수비 뒤 공간 침투를 하면서 수비수들이 물러나게 한 뒤 다시 내려와서 공을 받으면 보다 편하게 공을 받을 수도 있다. 동시에 수비 뒤 공간 침투 자체가 수비수들을 뒤로 물러나게 해 동료들에게 미드필드 공간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

결국 영리하게 생각한 결과다.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수들의 움직임까지 읽고, 나아가 유도하면서 플레이할 때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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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팀차붐플러스에 대한 차 감독의 일단 감상은 놀라움이다. 팀차붐은 중학교 3학년생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다부진 체격과 기술을 갖췄다. 여기에 독일 원정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제 경기력을 내는 자신감이다. 차 감독은 "12세, 15세가 이렇게 다를 줄이야. 머지 않았다. 우리 시대하고 너무 다르다. (독일) 유소년들하고 이렇게 자신감 있게 경기를 한다"며 엄지를 치켜 세운다.

하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다. 15일 훈련한 마인츠05의 제바스티안 드라이어 유소년 코치는 유소년 단계와 달리 성인 수준에서 한국과 독일의 차이가 나는 이유를 '힘'과 '전술 이해도' 차이로 꼽았다. 전술 이해도는 단순히 공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팀이 돌아가는지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다. 최남철 숭실중 감독은 "힘은 어쩔 수 없지만, 전술 이해도는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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