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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카멜로 앤서니, 천재의 몰락…휴스턴과 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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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미국프로농구(NBA) 신인드래프트는 ‘역대급’으로 평가받는다. ‘킹’ 르브론 제임스가 나왔고 크리스 보시, 드웨인 웨이드 등 걸출한 스타들이 프로에 입문한 드래프트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이 중 하나가 카멜로 앤서니(34·203㎝)다 그는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도 전체 3순위로 덴버 너기츠에 지명됐다.

세계일보

카멜로 앤서니 인스타그램


데뷔 때부터 앤서니는 자신보다 1살 아래인 제임스와 라이벌구도를 형성했다.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대번 스타로 자리잡았다. 데뷔 시즌 신인왕 투표에서 제임스에 밀려 2위에 그치는 등 제임스 때문에 만년 2인자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었다. NBA 올스타에 10번이나 뽑혔고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금메달 3개를 따낸 경력이 이를 말해준다.

하지만 앤서니가 몰락하고 있다. 프로 데뷔 이후 줄곧 덴버에서 뛰다가 2011년 2월 뉴욕 닉스로 트레이드된 앤서니는 2017년 9월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로 다시 소속을 옮긴 지난 시즌부터 기량의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올해 7월 애틀랜타 호크스로 다시 트레이드된 그는 곧바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됐고 8월 휴스턴 로키츠과 1년 240만달러의 조건에 계약했다. 지난해 서부콘퍼런스 결승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상대로 3승4패로 분패했던 휴스턴은 앤서니를 데려와 공격력 강화를 노렸지만 그의 성적은 10경기에 나와 13.4점에 5.4리바운드에 그쳤고, 팀은 6승7패로 부진에 빠졌다. 앤서니의 NBA 정규리그 통산 평균 성적은 24.1점에 6.5리바운드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이다. 지난 9일 오클라호마시티전에서는 20분 동안 단 2점에 머문 앤서니는 이후 2경기는 아예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휴스턴은 16일 앤서니와 10경기 만에 결별을 택했다. 대릴 모리 휴스턴 단장은 “처음 앤서니를 영입할 때 계획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오기 전에 변화를 주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03년 프로 데뷔 이후 1054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한 그는 이번 시즌 생애 처음으로 교체 선수 역할까지 감수했으나 추락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한때 리그 최고의 스몰포워드로 두 차례 득점왕에 올랐던 트레이시 맥그레이디 ESPN 해설위원이 앤서니에게 “이제 은퇴할 때가 됐다”고 말할 정도다. 맥그레이디 역시 급격한 기량하락으로 일찍 은퇴했던 경력의 소유자다.

미국 ESPN은 “휴스턴은 앤서니를 곧바로 방출하지 않고 그에게 다음 팀을 찾아보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몇몇 구단들이 앤서니의 영입을 검토했으나 결국 관심을 접는 쪽으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야후스포츠는 앤서니가 어딜 가더라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자원이지만, 여러 악조건이 겹치면서 NBA 생활이 끝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예견하기도 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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