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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 무역전쟁, 1980년대 ‘부동산사업가’ 트럼프의 뇌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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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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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뉴욕타임스에 전면 의견광고

주타깃만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뀌어

‘봉’이 되는 것 트럼프 눈에는 최악

1990년대 반글로벌 경제 모임은 트럼프 경계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에 관한 생각은 1980년대 뉴욕 부동산업자 시절부터 지금까지 흔들림없이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타깃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을 뿐 미국이 다른 나라들한테 당하는 것을 두고볼 수 없다는 것이다. 치열한 뉴욕 부동산 업계에서 쌓아온 경험이 무역을 비롯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철학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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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트럼프 대통령이 신문에 실었던 광고 [출처=월스트리트저널]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1987년 9월 뉴욕타임스 등 신문 한면 광고를 통해 무역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고 전했다.

당시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아니라 이같은 부자 나라들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광고는 미국 국민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이다.

무역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2년간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50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또 일본, 유럽, 캐나다 등과도 무역협정 재협상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십년간 당적은 물론 헬스케어, 낙태 등에 대해 입장을 자주 바꿨다. 하지만 무역 문제에 관해서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비난 대상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뀐 것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은 그의 어젠다가 뉴욕 부동산이라는 치열한 경쟁 세계 속에서 완성됐다고 지적했다. 매매거래는 제로섬 게임이고, 바가지를 쓰면 최대 실패다.

사업가 시절 경험에 대한 의존은 무역 정책뿐만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철학에도 반영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참모인 로저 스톤은 “거래를 잘못해서 봉이 되는 것은 트럼프의 눈에는 최악”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WSJ와의 인터뷰에서 무역에 대한 시각의 근원을 묻는 질문에 “나는 단지 미국이 이용당하는 것을 혐오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를 보면 일본에서 몇백만대나 쏟아지고 있다”며 “일본을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로 바꿀 수도 있다, 모두 같은 것이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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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7년 3월 부동산 기업가로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가 백악관 초청으로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을 만나고 있는 장면이다. [출처=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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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1980년 10월 첫번째 전국 TV인터뷰에서도 무역에 대한 핵심 원칙을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토크쇼에 출연해 “미국은 편안히 앉아서 모두로부터 모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7년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 출판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일본의 고가 자동차, 전자제품 등이 미국에 밀려오고 있다며 분노를 터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9년 다이앤 소여와의 인터뷰에서도 “훔쳐가는 나라들에 지쳤다”며 “일본 수입품에 15~20% 관세를 매기겠다, 무역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990년대 경제계에서 일어난 반(反)글로벌 움직임에는 합류하지 못했다. 이들은 트럼프가 가십난에 자주 오르내리고 극단적으로 단순하게 접근한다며 트럼프의 합류를 경계했다.

미 싱크탱크 경제전략연구소(ESI)의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치는 일본 공격으로 유명했던 리 아이아코카 전 크라이슬러 그룹 최고경영자(CEO)에게 트럼프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아이아코카에게 “트럼프라는 꼬리표가 달리면 당신의 논거가 약화될 것”이라며 “트럼프의 지적인 면에서 거친 발언은 당신을 더럽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닥쳐오면서 중국산 제품들로 인해 미국 제조업이 붕괴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참가를 고려하며 2010년 스티브 배넌 브레이브바트 설립자를 만났다. 두사람은 2시간동안 무역과 이민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배넌은 “트럼프는 여러 분야의 여러 정책에 대해 잘 몰랐다”며 “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45분간 설명했다”고 밝혔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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