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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삼성바이오 '후폭풍'에 그룹 승계·금산분리 지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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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이하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사태로 삼성그룹 금산분리 작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입장에서 금산분리는 보험업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대비해 시급히 대응해야 할 경영과제이기도 하지만, 결국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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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삼성바이오는 사업 자체보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의 '활용도' 측면에서 더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즉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삼성물산[028260]이 보유한 삼성바이오 지분이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고, 그중에서도 삼성그룹의 금산분리 작업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 지분은 43.44%로, 한국거래소 거래정지 직전 주가(33만4천500원) 기준으로 그 지분가치는 총 9조6천억원 상당이다.

삼성그룹의 금산분리 문제는 한 마디로 삼성생명[032830]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다.

현재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7.92%다.

하지만 여권은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시장가치 기준으로 보유자산의 3%까지만 보유하게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해 추진 중이다. 이른바 '3%룰'이다.

만일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4.92%의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데, 이 지점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발생한다.

경영권 승계의 핵심은 안정적인 삼성전자 경영권 확보다.

결국 이를 위해선 삼성생명이 처분해야 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그룹 내에서 소화해야 하는데, 가장 유력했던 시나리오가 바로 삼성물산의 삼성바이오 지분 등을 실탄 삼아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다.

삼성물산 최대주주가 지분율 17.08%의 이 부회장인 만큼,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 매입은 곧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확보와 직결된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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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로 삼성바이오와 삼성물산의 지분 가치상 리스크가 발생하자, 금산분리 작업과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게 됐다.

투자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가 상장 폐지될 가능성은 크지 않게 본다.

하지만 거래정지 기간이나 거래 재개 후 삼성바이오의 주가 흐름 등 불확실성 요인이 상당수 발생했다고 판단한다.

일단 거래정지 기간은 한국거래소의 결정에 달렸다.

삼성바이오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상폐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짧게는 수일에서 최장 1년여까지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설령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금융당국으로부터 '기업 자산가치를 고의적으로 부풀렸다'는 판단을 받은 만큼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당장은 삼성바이오 주식 처분에 제약이 생긴 만큼, 보험업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시점도 변수가 됐다.

삼성바이오 주식의 거래정지가 풀리기 전에 보험업법이 통과되거나, 삼성바이오 주가가 크게 떨어질 경우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 주식을 팔아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의 박주근 대표는 통화에서 "삼성바이오 주식을 활용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작업이 이뤄지기 전에 보험업법이 통과되기라도 한다면, 삼성그룹으로서는 경영권 승계에 있어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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