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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떠나는 SK 힐만 감독 "야구 발전? 가장 중요한 건 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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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이 15일 인천 그랜드오스티엄에서 열린 감독 이취임식에서 선수단 사인볼을 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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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주의 추억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트레이 힐만(55·미국) 감독이 SK 와이번스 사령탑으로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힐만 감독은 "그 동안 SK 와이번스의 모든 구성원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한국으로 돌아와 인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SK는 트레이 힐만 감독과 염경엽 감독의 이·취임식을 15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었다. 2017년 첫 외국인 감독으로 부임한 힐만 감독은 2년 만에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렸다. 2년 계약을 했던 힐만 감독은 가족을 돌보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겠다는 뜻을 밝혔고,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SK 최창원 구단주, 류준열 대표이사는 물론 모든 구단 구성원들과 악수로 작별한 힐만 감독은 "한국에 온 첫 날이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SK에서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힐만 감독과의 1문 1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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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만 감독이 최항(왼쪽), 정의윤(오른쪽)과 함께 "의리"를 외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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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한국에서 모든 일정이 끝났다.

A : "시즌 20경기 정도를 카드를 하나 만들었다. 언제든 꺼내 리마인드할 수 있는 내용을 썼다. 지금이 마지막이 될 수 있으니 매순간 즐기자는 것이었다. 사실 한국시리즈 6차전은 감독으로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모든 순간이 행복했고, 뜻깊었다. 언젠가는 돌아올 생각을 하면서 떠난다."




Q : 고마운 사람을 정말 많이 거론했다. 미안한 사람은 없나.

A : "이취임식을 치르기 전에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따뜻한 메시지에 감동받았다. 어떻게 보면 선수들과 스태프들에게 미안한데, 미안해하기보단 고맙단 표현을 하고 싶다. SK 선수단이 미국에 온다면 집에 초대해 요리를 해주고 싶다. 지금 이 순간부터는 동료가 아니고 친구, 식구다(웃음)."




Q : 한국에 처음왔을 때 생각나는지?

A : "아주 잘 기억한다. 바로 어제 일 같다. 감독실에서 (당시 주장이었던) 김강민을 만난 게 기억난다. 숙소에서 김강민, 전력분석팀과 미팅을 나눈 것도 생생하다. 경기 카드나 메모를 잘 갖고 있는데, 특히 지난 3주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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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열린 SK와이번스 우승 기념행사에서 박정호 SK텔레콤 CEO(앞줄 왼쪽 첫번째)와 류준열 SK와이번스 사장, 트레이 힐만 감독 등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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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신인 염경엽 감독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 "자기만의 스타일을 잘 살려서 강하게 밀고 나가길 바란다. 2년 동안 지내보면서 염 감독이 얼마나 디테일이 강한지 알았다. 그 장점을 살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사실 지난해는 염경엽 단장도, 나도 첫 해라 순탄하진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좋은 관계로 발전됐다. 서로 존중했고, 배울 점도 많았다."




Q : 한·미·일에서 감독직을 지냈다. 한국 야구에 대한 인상은.

A : "한국, 일본, 베네수엘라까지 해외 생활을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만들고, 익숙해졌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한국에선 관계를 맺는 과정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가 다가가는 만큼 선수들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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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승리한 뒤 팬들을 향해 감사인사를 하는 힐만 감독. 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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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한 고언을 한다면.

A : "KBO 총재와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10개 구단과 관계를 만들어가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요한 건 야구가 엔터테인먼트 비지니스란 점이다. 팬이 중요하고, 팬과의 연결을 놓쳐선 안된다."




Q : 향후 미래는.

A : "미국에서 감독이 될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코치 쪽으로는 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SK에 온 것도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단계도 신의 뜻에 달린 것 같다."




Q : 감독으로서 점수를 매긴다면.

A : "50점이다. 감독이란 위치는 점수를 매길 수 밖에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우승은 내가 한 게 아니다. SK 와이번스의 것이다. 구단 모든 이의 도움으로 좋은 결과가 있었다. 감독으로선 좋은 판단을 한 적도 있고, 나쁜 판단을 한 적도 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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