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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비소 오염 BCG 10년간 사용…식약처 "2009년부터 함유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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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부터 비소 녹아 나온 유리 앰플병 사용

첨부용제도 국가출인승인 때 점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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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2009년 4월 이후 태어난 우리나라 신생아 절반이 결핵 예방을 위해 비소가 기준치보다 많이 든 일본산 도장형(경피용) BCG(일본균주) 백신을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09년 4월 이후 제조돼 국내에 유통된 모든 일본산 도장형 BCG 백신에 비소가 기준치 이상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09년 4월부터 비소가 기준치 이상 검출된 백신과 동일한 생산과 품질관리 체계에서 백신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지난 7일 1993년부터 국내에 유통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일본BCG제조'의 '경피용건조BCG백신(일본균주)'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비소가 검출돼 해당 제품을 회수했다.

회수 대상은 제조번호는 KHK147(제조일자 2016년 12월6일), KHK148(2017년 6월18일), KHK149(2017년 5월26일)이다. 이는 일본 후생성이 해당 제품에서 비소가 기준치 보다 많이 검출돼 출하를 정지했다고 발표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였다.

해당 백신은 '백신 1앰플+용제 1앰플+접종용 침'이 한 세트로 구성돼 있는데, 용제로 쓰인 생리식염수액에서 비소가 0.26ppm(0.039㎍) 검출됐다. 기준치 0.1ppm의 2.6배다.

후생성 조사 결과 비소는 유리로 된 앰플병에 생리식염수액을 담은 후 밀봉하기 위해 가열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제조업체가 밝힌 바에 따르면 2009년 4월부터 비소가 녹아 나오는 지금의 유리 앰플병을 사용했다"며 "그래서 회수된 제품 이전의 제품도 비소가 기준치 보다 많이 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10년 가까이 비소가 기준치보다 많이 든 도장형 BCG 백신을 만 1세 미만 영아에게 사용하고 있었지만, 후생성 발표 전까지 인지하지 못했다.

도장형 BCG백신은 흉터가 덜 남아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의료기관에서도 주사형 BCG 백신보다 주사 방법이 쉽고 수익성이 좋아 선호됐다. 도장형 BCG백신을 맞는 신생아는 전체의 50~55% 수준이다.

비소는 독성이 강한 물질로 높은 농도에 노출되면 말초신경 장애나 암 등에 걸릴 수 있어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물질로 정하고 있다. 다만 낮은 농도의 비소는 물, 공기, 토양 등 자연계에 널리 분포해 있다.

식약처는 수입 백신에 대한 보다 철저한 안전 관리를 위해 국가출하승인을 할 때 백신뿐만 아니라 첨부용제도 의약품 품질기준 적합 여부를 확인하는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가출인승인은 백신이 시장에 유통되기 전 국가가 자료와 검정 등을 통해 품질을 확인하는 절차다. 그동안 식약처는 백신에 대해서만 의약품 품질기준을 따졌고, 첨부용제는 제조사가 제출한 서류를 받는 수준에 그쳤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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