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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N초점] '오디션 프로 경쟁 재가열'③ '프듀4' 제작, 잭팟일까 무리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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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프로듀스101 시즌2'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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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엠넷 '프로듀스 101' 시리즈는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원조 격이다. 한국식 아이돌 트레이닝 시스템과 총선거 방식, 엠넷 특유의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이 포맷은 흥미진진한 서사를 만들어 단숨에 화제의 예능으로 떠올랐다. 시즌 1은 '프듀 신드롬'을 만들며 프로그램 인지도를 높였고, 시즌 2는 시청률 5%(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를 넘어서며 방송계에 '아이돌 서바이벌 붐'을 일으켰다. '프로듀스 48'은 시청률은 다소 떨어졌으나 출신 그룹 아이즈원이 대세 행보를 걸으며 여전한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8일 '프로듀스 101 시즌4'(이하 '프듀4') 제작 소식이 전해졌다. 시즌 2에 이어 보이그룹 멤버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내년 4월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는 설이다. 이에 대해 엠넷 관계자는 뉴스1에 "새 시즌 제작을 논의 중인 건 맞으나, 세부적인 사항은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찌 됐든 방송사는 '프듀4'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부인하지 않으며 '프로듀스 101' 새 시즌 탄생을 예고했다.

'프듀4' 제작 소식이 알려진 뒤 우려와 기대가 뒤섞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몇몇 누리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프듀4'는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원조답게 탄탄한 시스템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쇼를 관통하는 서사를 만들어내고 흥미진진하게 편집하는 제작진의 실력 역시 수준급이다. 특히 시즌을 거듭하며 응축된 '프로듀스' 시리즈 팀의 노하우가 '프듀4'에 녹아들 거라는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성공 이후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제작돼 '범람' 수준에 이르렀다. KBS 2TV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 JTBC '믹스나인' 등이 이미 방영됐고, 현재 MBC에서는 '언더나인틴'이 방송 중이다. SBS '더 팬' 역시 방송을 앞뒀다. 각각 '아이돌 재기', 'YG 참여', '10대 대상', '셀럽이 선택한 가수' 등 콘셉트는 다 다르지만, 최근 2년 동안 비슷한 장르의 예능이 너무나 많이 방송됐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이미 피로감을 느낀다.

뉴스1

엠넷 © News1


'프로듀스 101' 시리즈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미 세 시즌이나 진행한 만큼 초반의 신선함은 사라지고 익숙함만 남았다. 시즌 3격인 '프로듀스 48'이 제작될 때부터 시청자들에게 '또 하냐'라는 반응이 나온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전 시즌이 처음 보는 포맷에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꼈다면, 이젠 다들 방송에 나올 그림을 예상하는 것이 가능한 만큼 새로운 흥미 포인트가 주어져야 한다. 제작진은 포맷의 진부함을 없애면서 재미를 만들고, 동시에 화제성도 잡아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됐다.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관련 한 방송 관계자는 "아이돌은 꿈꾸는 이들에게 기회가 가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건 나쁘지 않은 일이다. 다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식상함을 느끼는 시청층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아이돌이 될) 인재들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충분히 고민하고 방송을 만드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 산업 수직 계열화 역시 심도 있게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다. '프로듀스' 시리즈가 흥행하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 그룹을 만들려는 시도가 많아졌다. 그럴수록 오디션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만드는 방송사와 대기업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고, 중소 기획사들은 에이전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역시 이를 우려해 지난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방송 미디어의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에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시리즈는 공정성을 더욱 확보하고, 중소 기획사와 상생해야 하는 과제 역시 당면하게 됐다.

'프듀4'는 제작이 확정되기 전부터 화두에 오르며 '뜨거운 감자'임을 입증했다. 결국 '욕하면서 보게 되는' 방송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프듀4'가 진화한 콘텐츠로 우려를 씻어내 또 한 번의 '잭팟'을 터뜨릴지, 아니면 진부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리수를 던지게 될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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