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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논란 입 연' 팀 킴, "우리는 그들의 가족이 될 수 없었다"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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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올림픽공원, 우충원 기자] "우리는 그들의 가족이 될 수 없었다".

팀 킴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은메달의 주인공인 팀 킴은 경북체육회 선수들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및 김 전 부회장의 딸과 사위인 김민정-장반석 감독 부부와 겪은 갈등을 털어 놓았다.

팀 킴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서 "한두 달 기다리면 변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들은 선수들이 더 성장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운동 선수로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호소문을 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경애(서드) 김선영(세컨드) 김영미(리드) 김초희가 참석했다. 팀 킴인 이들은 지난 6일 대한체육회와 경북체육회, 의성군 등에 14페이지 분량의 호소문을 보냈다. 대부 구실을 해 온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 장반석 감독이 언제부터인가 사적인 목표로 자신들을 이용했다는 내용이다.

■ 다음은 일문일답

- 호소문을 이 시점에 낸 이유는.
▲ 김은정=올림픽 이후 어려운 분위기가 있었다. 참아온 부분이 많다. 한 두달, 1년 기다리면 지도자가 변하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런데 시간이 길어졌다. 전혀 변하지 않았다. 운동을 하는 데 힘들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껴 호소문을 냈다.

- 호소문 발표 전 김경두, 김민정 감독 등과 대화로 풀어보려고 했나.
▲ 김은정=김경두 교수, 감독과 올림픽 전부터 대화하려고 했다. 그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너희가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았는지 아느냐”는 말 뿐이었다. 무언가 얘기를 하려는 선수를 배제하려고 했다.

- 의성군민 격려금 얘기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인가.
▲ 김선영=올림픽 이후 의성군에서 환영행사가 있었다. 다른 단체로부터 들어온 기금이 있었는데 행방을 우리가 알 수 없다. (금액을 알고 있나) 금액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판넬을 들고 사진만 찍어서….

- 지도자들은 김은정이 유니버시아드 나이 제한에 걸려 훈련에서 배제했고, 나중에 만24세 출전 제한이 걸려서 모두가 출전하지 못하면서 정상훈련을 했다고 하던데.
▲ 김영미=유니버시아드 선발전 때문에 은정이를 제외하고 훈련한 것도 있는데, 이미 그 전부터 5명이 훈련하지 않았다. 2명 또는 3명이었고 다른 연습생을 포함해 우리보고 훈련시키라고 지시했다. 유니버시아드 참가가 어려워진 이후에도 부상자 발생으로 우리끼리 훈련한 것이지, 5명이 정상훈련한 건 아니다.

- 이동건 씨 등 과거 경북체육회 출신 선수들의 김경두 관련 제보가 끊이지 않는데.
▲ 김영미=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경북컬링협회에서 너무 한 가족이 독식했기 때문이다.

▲ 김은정=부연 설명을 드리면 결국엔 우리도 한가족으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결국 ‘그 가족’만 한다는 것을 느꼈다. 선수가 성장하는 것을 별로 바라지 않는다고 여겼다. 10년 전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왜 선수들이 나눠질 수밖에 없는지는 김 교수가 자신이 원하는 정도까지만 (선수가)성장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조직보다 선수가 더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 김선영=우리 시스템에서는 우리가 더 성장하면 교수께서 마음대로 우리를 다루지 못한다. 적정선을 넘으면 막는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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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당시 ‘김경두 교수’ 관련 인터뷰 발언도 지도부에서 주문한 것인가.
▲ 김선영=올림픽 초반부터 믹스트존에 나가기 전에 감독께서 “다른 말은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 김경두 교수, 김민정만 언급하라”고 했다.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지만, 다른 얘기를 하면 “그런 말은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오로지 시키는대로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 당시 경기 집중도를 위해서 휴대폰 사용도 금지시켰는데.
▲ 올림픽 전 준비하면서 우리에게 정신적인 훈련을 위해서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게 했다. 그건 동의했다.

- 김경두 교수가 욕설 부인했다가 녹취 파일이 공개됐는데.
▲ 김영미=욕설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절대 인정할 수가 없다. 녹취 파일에 내가 있었다. (막내인) 초희 욕을 내 앞에서 했다. 다른 사람 앞에서 우리 욕을 얼마나 했을까 생각이 들더라.

- 피터 코치 진술서를 보면 ‘김민정 감독은 훈련 시간 10%만 훈련장에 있었다’고 나와있다.
▲ 김선영=올림픽 준비하면서 피터와 지도자와 선수로 교류가 많았다. 김민정 감독은 중간에 잠시 들어와서 통역만 한 것밖에 없다. 그의 말대로 김 감독은 훈련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늘 피터 코치와 올림픽을 주로 준비해왔다.

▲ 김은정=순간순간 선수 상황에 맞춰서 훈련을 이끌어야 한다. 그게 감독과 코치의 자질이다. 피터는 늘 우리에게 무슨 훈련이 더 필요하냐 등 소통했다. 김 감독은 ‘오늘 무엇을 하라’ 등 지시만 했다. 그 이후엔 훈련을 본 적도 없다.

- 김민정 감독이 올림픽 출전을 노렸다고 했다. 그런데 기량이 미달 수준이라고 하는데.
▲ 김영미=나와 은정이는 김민정 감독과 2010년 동료로 지냈다. 큰 경기를 치르기엔 부족했다. 2011년 임신 이후엔 아이스에 선 적이 거의 없다. 그런 사람이 올림픽을 갑자기 뛴다는 게 의문이었다. 다른 컬링 선수 말을 들어보면 아시겠으나, 선수로서 커리어가 김 감독이 한 것인지, 다른 선수 도움을 받은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훈련이 2시간이면 1시간을 채 버티지 못했다. 그정도도 견디지 못했다.

- 대회 출전 상금은 전혀 배분이 되지 않았나.
▲ 김은정=호소문에 밝힌 상금은 월드투어 관련 얘기다. 국내에선 우승 상금이 거의 없다. 2015년 전엔 월드투어에서 상금받으면 배분했다. 그런데 그랜드슬램을 뛰기 시작하면서 성과가 좋았고 큰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런 돈을 모아서 지원금이 없으니 훈련비로 쓰자고 하더라. 그 이후엔 상금 배분받은 적이 없다. 2016년부터는 국가대표로 연맹 지원을 받고 있었음에도 상금 통장을 지도자끼리 유지해왔다.

- 상금을 받지 못한 것과 관련해 증빙할 자료가 있나.
▲ 김은정=김 교수는 늘 돈이 없다고 했다. “지원금이 부족하고 평창올림픽을 가려면 훈련을 더 해야 한다. 그런데 돈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우리는 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상금 배분을 강요하면 그들은 “너희는 그럼 올림픽 가기 싫다는 것이냐”는 식으로 나올 게 뻔했다. (자료는) 월드컬링 투어 홈페이지에 가보면 우리의 성적, 상금 등의 자료가 나와 있다. 대회가 끝나면 바로 상금 통장으로 연결이 된다. 그런데 우리가 들은 얘기가 전혀 없다.

- 그렇다면 대충 추산했을 때 얼마정도 배분이 가능했을까.
▲ 김은정=2015~2017년까지 보면 총상금 1억원이다. 2015년도만 봐도 6000만 원 정도가 된다. 우리가 보는 건 월드컬링 홈페이지에 나온 금액만 알 수 있다. 어떻게 환산이 돼서 통장으로 들어오는지는 선수들이 모른다. (배분되지 않은 상금을 지도자가 다른 쪽으로 사용한 정황이 있나?) 우리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 상금 통장에서 교수가 얼마나 횡령했다는 게 아니다. 상금 통장의 존재 자체가 궁금한 것이다. 국가대표로 상급단체 지원을 받았음에도 상금이 왜 훈련비로 사용됐냐는 것이다. 그것은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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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 옮길 때 전세보증금이 1000만원이 부족했다. 상금 통장에서 사용했다는 얘기를 했는데.
▲ 김선영=이전 숙소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하면서 보증금이 더 필요했다. 지원 요구를 했더니 거절했다. 상금에서 채우자고 했다.

-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선수촌에 입촌할 수 있었음에도 의성컬링훈련원을 고집한 게 지도자의 주장이었나.
▲ 김선영=올림픽 직전 진천선수촌이 조명이 아이스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우리는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고 싶어서 동의한 부분이다.

- 의성에서 훈련하면서 선수단에 숙박비가 지원된 것으로 아는데.
▲ 김영미=아파트에서 숙소생활했다. 지도자들이 말씀하시기를 숙박비를 연맹에 요구했으나 거절했다고 하더라. (모텔이나 호텔에서 거주한 적은 없나) 의성에서는 없다.

- 이적을 생각해본 적은.
▲ 김영미=팀을 옮기는 게 쉽지 않다. 예전부터 우리에게 지도자가 하는 말은 “경상북도 컬링을 나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그 생각으로 팀 이적은 생각하지 못했다.

▲ 김은정=못 옮기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는 생각이다. 왜 우리가 성장하려고 노력했는데 팀을 옮겨야 하나./ 10bird@osen.co.kr
[사진] 올림픽공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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