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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위냐, 아래냐’…호주 발칵 뒤집은 핫도그 양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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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 속 양파가 호주를 발칵 뒤집어놨다. 호주 유명 핫도그 가게가 소시지 위에 올리던 양파를 소시지 밑에 깔아 넣기로 선포하면서 ‘소시지 위 양파’ 파가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까지 발벗고 나서 ‘핫도그 전쟁’에 입장을 표명했다. 호주 뿐이던가, 옆동네 뉴질랜드 총리 저신다 아던도 가세했다. "이건 태즈먼해(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에 있는 바다)를 가로지르는 아주 시급한 일이라고요!"

15일 CNN에 따르면 호주 철물 체인점 ‘버닝스 웨어하우스’가 지난 13일 자선사업 일환으로 가게서 파는 핫도그의 제조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버닝스가 소시지 위에 얹는 볶은 양파를 소시지 밑으로 깔겠다고 하자 호주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호주 국민의 사랑을 받는 버닝스 핫도그는 그동안 식빵에 구운 소시지와 양파를 차례대로 올려놓고 양념을 발라왔다. 버닝스 매장에는 시민단체나 자선단체가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핫도그를 만들어 파는 ‘소시지 시즐(Sausage Sizzle)’이라는 좌판이 있다.

조선일보

호주 철물 체인점 ‘버닝스 웨어하우스’가 가게에서 파는 핫도그 소시지에 올리던 양파 위치를 바꾸기로 하면서 호주에서 논쟁이 붙었다. /news.com.au


버닝스는 ‘안전상의 이유’라며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 소시지 위에 있는 양파가 종종 떨어져 양파 조각을 밟고 미끄러져 다치는 손님들이 생겼고, 이 때문에 양파를 소시지 밑으로 내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데비 풀 버닝스 대표는 "안전은 언제나 우리의 최우선 순위"라며 "양파가 어디에 있든 핫도그 맛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호주 주민들은 ‘급격한 변화’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 "양파를 소시지 밑에 넣게 되면 양파와 맞닿은 얇은 빵이 (양파 물에) 흠뻑 젖게 돼 곧 핫도그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핫도그에서 떨어진 양파를 밟고 미끄러질까"라고 지적했다.

핫도그 전쟁은 1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도 이어졌다. 모리슨 호주 총리도 이 자리에서 버닝스 소시지 논란에 관한 질문을 받은 것. 그는 정치인 답게 모두를 포용하는 대답을 내놨다. "양파가 소시지 위에 있든 아래에 있든 난 언제나 핫도그를 사 먹을 겁니다. 그 핫도그가 버닝스에 있든 축구장에 있는 멋진 자선 활동을 돕는다면 말이죠."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이 전쟁에 말을 보탰다. 뉴질랜드에 있는 버닝스 지점에도 같은 소시지 정책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건 태즈먼해를 가로지르는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우리는 버닝스 소시지가 계속 있어야 한다는 공동 합의라도 해야 한다고요."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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