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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서병기 연예톡톡]백종원은 왜 식당주인 정신상태까지 건드리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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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서 알게 된 사실 하나. 준비를 제대로 안하고 문 여는 식당 주인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물론 다들 생계 때문이라는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요즘처럼 취업이 힘든 시기에는 준비가 안된 식당주들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백종원은 이들에게도 냉혹한 평가를 내린다. 현실을 정확히 봐야 솔루션에 돌입할 수 있어서다. 백종원은 성내동 만화거리의 피자집에 “실력이 바닥이다. 피자 반죽도 제대로 못하는데 이게 피자집이냐. 동생과 합치려고 해도 사장님(형)의 장점이 하나도 없다. 동생에게 짐만 된다”고 혹평을 가한다. 물론 맛있는 음식은 아낌없이 호평을 내린다. 홍은동 포방터시장 돈까스집에 대해서는 “지난주에 일본 갔다왔는데, 그 곳에서 먹은 돈가스보다 더 맛있다”며 치즈카츠에 대해 극찬했다.

‘선(先) 냉혹한 평가, 후(後) 합당한 솔루션’은 마치 자극성이 있는 드라마를 보는 것 처럼 몰입감을 높여준다. 혼을 내고 스스로 뭔가를 깨닫게 한 다음, 음식 맛내는 방법을 가르쳐줘 성장을 이뤄낸다. 성장은 파리를 날리던 식당이 줄을 서는 손님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증명된다. 이렇게 끝이 난다.

이제 백종원은 기능적인 레시피 전수가 아니라, 식당 주인의 정신적이고, 인간적인 부분까지 건드린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 혼자 고군분투할 뿐 아들이 장사를 거의 도와주지 않는 포방터 식당의 홍탁집을 찾아 아들의 나태한 정신상태를 나무랐다.

백종원은 시식을 보류했다. 솔루션에 돌입해 식당이 잘돼도 엄마의 등골만 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들에게 ‘닭볶음탕 제대로 배우기 미션’과 ‘닭 토막내기 연습’을 제안했지만 아들은 요령을 피웠다. 작심삼일의 아들에게 백종원은 “이렇게 하려면 하지마”라고 한다.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백종원이 미션으로 준 양념장을 배우지 않았다는 아들에게 "딱 봐도 어설픈데.. 카메라 없었다면 나도 폭발했어. 나를 개무시해. 그만할 거야? 어머니, 이대로 해서는 안돼요"라고 말하는 장면까지 나왔다.

백종원은 엄마 말을 듣지 않는 아들에게 “당신은 죄졌지. 엄마가 무슨 죄를 졌다고 눈물 흘리게 하나”라며 화를 낸 바 있다. 시청자의 심정은 아들에게 좀 더 혼을 내줬으면 하는 것이다. 화를 내는 ‘멘토’ 백종원을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게 되면 이 프로그램은 성공한 거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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