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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도움이 필요한 젊은이들의 처지 항상 헤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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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티메 살레시오회 총장 신부 방한…소년범 교정시설 방문

경향신문

살레시오회 앙헬 페르난데스 아르티메 총장 신부가 지난 13일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회 관구관 내 역사관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청소년들에 다가가는 것 중요시

‘촉법소년 폐지’론 등엔 우려 표명

“평화만이 우리가 택할 유일한 길”

임진각 찾아 한반도 순풍 응원도


지난 13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 앙헬 페르난데스 아르티메 살레시오회 총장 신부(58)의 첫 번째 방문지는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대림 살레시오 청소년센터였다. 촉법소년(범죄행위 당시 만 10세 이상∼만 14세 미만으로 형사책임 연령이 아니어서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범)들이 살레시오 회원들과 함께 거주하는 곳, 더 쉽게 말하면 법원이 위탁한 소년범들을 6개월간 ‘교정’하는 시설이다.

아르티메 총장 신부는 이날 청소년센터 방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소년센터를 가장 먼저 가는 것은 지금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센터에 있는 청소년들)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며 “기회가 필요한 젊은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이고, 항상 도움이 필요한 젊은이들의 처지를 헤아려야 한다”고 말했다.

132개국에서 1만5600여명이 활동하는 국제 수도회 살레시오회는 항상 젊은이들을 우선한다. 1859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청소년들의 스승이자 아버지’라고 불리는 성 요한 보스코(돈 보스코)가 창설할 때부터 그랬다. 돈 보스코(보스코 신부란 의미의 이탈리아어)는 거리를 방황하는 아이들을 위해 오라토리오라 부르는 기숙사를 세웠고, 기술과 공부를 가르쳤다. 1954년 시작된 한국 살레시오회도 마찬가지다. 1963년 서울 대림동에 근로청소년 기숙사와 신학원을, 1970년 신길동에 돈 보스코 직업전문학교를 세우는 등 청소년 교육에 앞장섰다. 수단에서 의료와 교육 봉사활동을 하다 2010년 선종한 이태석 신부도 살레시오회 소속이었다.

아르티메 총장 신부는 돈 보스코의 10번째 후계자다. 1973년 살레시오회에 입회해 1987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스페인 레온 관구장, 아르헨티나 남부 관구장 등을 지내고 2014년 3월 살레시오회의 최고지도자인 총장으로 선출됐다. 이후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젊은이들을 만나고 있다. 한국은 그가 공식적으로 방문한 82번째 국가다. 비공식적으로는 2016년 몽골로 가던 도중 비행기 환승을 기다리며 이틀간 한국에 머무른 적이 있다.

아르티메 총장 신부는 최근 한반도에 조성되고 있는 평화 분위기도 응원했다. 방한 이틀째인 14일에는 임진각을 방문했다. “남북한의 아름다운 좋은 소식이 오늘날 전 세계에 아주 큰 의미를 준다고 생각한다”며 “평화만이 우리가 택할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또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도 이런 상황을 볼 수 있었다”며 “남북한이 진지한 걸음걸이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아르티메 총장 신부는 최근 한국에서 ‘촉법소년 폐지’ 등 청소년 범죄에 대한 강경 대응 여론이 일고 있는 것에는 우려를 표했다. 아르티메 총장 신부는 “이런 일(청소년 범죄)에 사람들이 두려움을 갖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이런 젊은이들을 한 구석으로 몰아넣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 삶에서 더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이 이런 상황에 닥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르티메 총장 신부는 살레시오회 회원들과의 공동체 행사, 염수정 추기경과의 만남 등 일정을 마친 뒤 18일 이탈리아 로마 본부로 돌아간다.

글·사진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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