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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맥도날드 알바생 “블랙박스 영상 올리신 분, 진심으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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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울산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갑질 영상.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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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북구의 한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제대로 주문을 소화했음에도 손님이 던진 음식을 맞은 아르바이트생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찰은 손님 김모(49?남)씨를 다음 주 소환할 예정이다.

14일 자신을 맥도날드 직원 본인이라고 밝힌 A씨(20대?여)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혼자 참고 넘기려고 했던 상황에 블랙박스 영상을 올려 제가 당했던 일을 세상에 알려주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가족의 일인 것처럼 같이 화내고 걱정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보배드림에는 지난 11일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기다리던 중 목격한 앞 차량 운전자의 갑질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왔다. 앞 차량 운전자는 자신이 주문한 음식을 받은 뒤 직원과 몇 마디 나누다 갑자기 직원에게 제품을 던지고 그대로 가버렸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분노했고, 영상을 올린 이는 피해자가 직접 신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USB에 블랙박스 원본 영상을 저장해 매장에 전달했다고 알렸다.

이후 맥도날드 본사 측은 “해당 매장 직원의 주문 실수는 없었다. 정상적으로 주문 접수했지만, 고객이 욕설과 폭행을 가했다”며 “직원 보호 및 피해 구제를 위해 14일 경찰에 고발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손님 김씨는 머핀을 단품으로 네 개 주문했고, 매장 직원의 확인 질문에도 단품이 맞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A씨가 머핀 네 개를 담은 봉투를 내밀자 김씨는 “세트를 주문했다”며 혼잣말로 욕을 하다 “안 먹어. 씨X”이라고 욕한 후 A씨 얼굴에 봉투를 던지고 떠났다.

A씨는 “경찰서에 갈 생각으로 CCTV를 모두 돌려봤지만 제가 찍히는 각도가 아니었고, 화질이 좋지 않아 차량 번호도 볼 수 없었다. 너무 화가 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 넘어가려고 했다”며 “이후 올라온 영상과 글을 접하게 됐다. 제가 직접 고소할 예정이었으나 맥도날드 본사에서 도울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해 현재는 법무팀이 일을 담당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사실 제가 겪은 일은 주위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런 경험담이 없어질 수 있도록 주위에 저와 같은 친구들을 배려해 달라”며 “저도 더 열심히 저의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일로 알바를 그만둘 생각은 없다. 또 이런 일이 생길까 두려움이 생기지만 모든 서비스 종사자들이 이겨내듯 이겨내겠다”며 “걱정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김씨를 다음 주 초 소환해 사건 경위 등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가 정신적인 피해를 받은 것으로 인정되면 김씨의 폭행 혐의가 상해 혐의로 변경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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