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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중국, 미국에 양보 시그널… 무역전쟁 해결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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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허 부총리 조만간 방미 가능성

관영매체 앞세워 기대감 높여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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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관영매체들을 동원해 미국과의 ‘무역전쟁’ 타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일정 수준의 양보를 하더라도 무역 갈등을 매듭짓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14일 “중미 양국이 교착상태에 빠진 무역 협상을 종결하려는 다양한 신호들을 서로에게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매체는 지난 9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부총리 간 전화통화, 외신들의 G20 정상회의 이전 류 부총리의 방미설 등을 근거로 들었다. 대미 무역협상 창구인 류 부총리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사실상 미국과의 협상 타결을 염두에 둔 것임을 부각시킨 것이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보도에서 므누신 장관과 류 부총리의 통화 사실을 전하며 “양국 무역 갈등의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았지만 양국이 합의에 이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만 보도했다. 미국과 홍콩 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류 부총리가 미중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조율하기 위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매체들은 최근 중국을 찾았던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에도 주목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멘토 격인 키신저 전 장관이 미중 양국 간 호혜ㆍ협력을 반복해 강조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7일 키신저 전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물론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 군부 2인자인 쉬치량(許其亮)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류 부총리,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이 총출동하는 등 극진히 환대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 지도부와의 잇따른 회동에서 “미중 양국의 공동이익이 갈등보다 더 크다”, “평등한 대화ㆍ협상으로 양국 간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 등 중국 측 환대에 적극 화답했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의 지난달 소매판매 증가율이 5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점, 중국 상무부가 공개적으로 경기 하방 압력을 인정한 점 등을 들어 “중국 정부 내에서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라며 “관영매체를 앞세워 무역전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건 그만큼 상황을 엄중하게 본다는 의미이자 영토주권 문제만 아니라면 일정 수준의 양보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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