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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전원책 “한국당서 폼 잡고 살던 사람들은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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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특위 해촉 후 첫 회견

경향신문

작심 발언 쏟아낸 전원책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직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오른쪽)가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며 해촉에 대한 입장과 당 개혁방향 등을 밝히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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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만 있는 일종의 사조직

절반 물갈이해야 미래 보여”

“정당 민주주의 모르는 사람”

김병준 위원장도 작심 비판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는 14일 “한국당은 일종의 사조직”이라고 비판했다. ‘추가 폭로’는 없었지만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정당 민주주의를 모른다”며 불쾌함도 드러냈다. 반면 김 위원장은 같은 날 당 쇄신 작업이 “한 치 오차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일각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전 변호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은 정파가 있는 정당이 아닌 계파가 있는 정당이다” “적어도 반 정도는 물갈이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서울에서 관료, 기업가, 법조인, 언론인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뒤 고향에서 편안하게 재선·3선한 이런 조직을 들어내지 않으면 한국당에 미래가 없다”며 “온실 속 화초보다는 들판에서 비바람 맞으며 자란 들꽃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변호사는 또 “지금까지 보스 흉내를 냈던 사람들은 이제는 자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당의 미래는 없다”면서 “한국당에서 폼 잡고 살았던 분들은 이제는 좀 물러나라. 신진들에게 문을 열어줘야 한다. 지금이 그 적기”라고 했다. “비박·친박 할 것 없이 박근혜가 영어의 몸이 됐는데 그 재판에 단 한 번이라도 얼굴 비친 의원이 있느냐. 돌·계란을 맞더라도 갔어야 한다. 그랬다면 이렇게까지 망가지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병준 위원장도 비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지난 9일 자신을 문자 해촉한 뒤 ‘팔 하나를 잘라내는 기분’이라고 한 데 대해 “그분이 대통령이고 제가 비서실장이라면 팔 자르는 기분을 이해하겠지만 내가 그분의 수족이 아니지 않으냐” “현대 정당 민주주의를 오해한 게 아니냐. 저를 수족으로 안 것이라면 모르겠는데 보통 사람들은 그런 표현을 자주 쓰지만 이 자리에 있는 분들 중에 그런 기분을 아는 분은 단 한 분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당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발언을 놓고도 “군사정권에서 획일적으로 움직이는 군사정당이면 모르겠는데 오늘날 어떻게 기강을 이야기하느냐”고 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0월 조강특위 구성 완료 후 제안한 만찬에 불참한 것에 대해선 “그 식당은 여의도 최고급 식당”이라며 “당비로 먹으면 세금으로 먹는 것이고, 특정인이 밥값을 내면 김영란법 위반이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제가 지금 가진 가장 중요 책무는 비대위를 제대로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지금 한 치도 오차 없이 (쇄신 작업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조기 전당대회 주장에 대해서도 ‘2월 전당대회’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쇄신을 위해 영입했던 전 변호사가 오히려 한국당의 맨 얼굴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힘과 명분을 잃은 김병준 비대위가 버티면서 한국당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지선·허남설 기자 j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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