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성장 둔화와 미중무역으로 중국의 소비자 심리와 주식시장이 영향을 받자 중국 정부가 정치 문제를 넘어 경제 뉴스까지 통제하며, 검열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은 몇 십 년 동안 공산당 집권 정당성을 강한 경제에서 찾아왔지만,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하자 당국이 경제 뉴스에 대한 검열을 심화했다는 것이다. 20년간 업계에 종사한 비즈니스 저널리스트는 FT에 "검열이 지금처럼 엄격했던 적이 없었다"며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큰 변화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12명의 중국 언론인은 FT에 지난 몇 달간 중국의 선전 담당 관계자들이 자국의 경제에 대해 안 좋은 사실을 보도하면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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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잡지의 한 편집장은 FT에 "이전에 정치적인 주제에만 국한됐던 수준의 통제가 이제는 경제 뉴스에도 적용된다"며 "경제는 이제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기자들에 종종 온라인 기사 삭제를 지시할 뿐 아니라, 왜 그런 잘못된 기사를 썼는지에 대한 해명이 담긴 "시말서"까지 쓰게 시켰다는 주장도 나온다. 아울러 규제 당국의 지시에 따르지 않을 시 온라인 발행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 기자가 해고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업계를 떠났다고 밝힌 한 기자는 규제 당국으로부터 지난 7달간 이주 노동자부터 독립 서점 폐쇄와 관련된 기사 40개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 외에도 소식통 2명은 FT에 중국의 유명한 뉴스 어플리케이션 투데이스헤드라인(Today’s Headlines)이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언급된 뉴스를 다른 뉴스들보다 부각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중국 미디어 리서처로 근무하는 팡커청(方可成)은 FT에 "중국 선전부가 여론 선도를 목표로 삼고 있다. 그렇기에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갈 때, 그들은 긴장하고 (중국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제 문제 논의 금지는 언론을 넘어 이제 싱크탱크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상하이 소재의 싱크탱크 소장은 2016년 이후 국영 기업 개혁에 관한 논의가 "예민한" 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독립 경제 싱크탱크 중 하나인 톈쩌(天則)경제연구소(Unirule Institute of Economics)는 올해 베이징 본부에서 쫓겨났다. 연구소의 성훙(盛洪) 소장은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열리는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려 했으나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저지당했다.
성훙 소장은 FT에 "본래 경제는 중립적(neutral)인 화제였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부정적인 뉴스를 포함해, 경제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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