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밀착카메라] 포항 지진 1년…아직도 텐트에 사는 사람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 1년이 되어갑니다. 무너진 집에서 나와, 임시 주택이나 구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이 아직도 2000여 명에 달합니다.

지진 이후 2번째 겨울을 앞두고 있는 포항 주민들을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차량이 좌우로 크게 출렁이자 놀란 학생들이 뛰쳐나오고, 그 순간 건물 외벽이 쩍쩍 갈라집니다.

영상이 촬영된 포항시내 한 중학교 건물입니다.

갈라졌던 외벽은 이렇게 보강공사를 마쳤는데요.

하지만 건물 주변을 살펴보면 아직도 깨지고 갈라진 당시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또 다른 초등학교입니다.

지진 피해로 균열이 생긴 건물 두 동을 최근 철거했습니다.

바닥에는 배관시설만 남았고, 운동장에는 임시 컨테이너 교실이 들어섰습니다.

[초등학생 : 다 철거했어요. (금이) 많이 갔어요. 철이 보였어요. 학교가 휘어질 뻔했어요. (임시교실은) 불편해요. 너무 진동이 잘 울려요.]

정부 예산으로 보수나 복구 중인 공공 건물과 달리 주민들이 살던 아파트와 연립주택들은 1년 전 모습 그대로입니다.

지자체 안전진단에서 붕괴우려로 철거가 결정된 아파트에는 1년 째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있습니다.

지진의 여파로 건물 전체가 옆으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져있는 아파트 건물입니다.

하중을 이기지 못한 금속 창틀은 휘어져버렸고요.

균열이 생긴 벽은 모두 이렇게 뒤틀려있습니다.

지진 피해 당시 주민들이 모두 대피하면서 지금 이곳은 1년째 이렇게 비워져있는 상태입니다.

집이 절반 이상 파손돼 철거가 결정된 이재민 1990명은 정부와 지자체가 마련한 임시 거처로 옮겼습니다.

지진 발생 직후 주민들이 대피했던 체육관 임시 구호소에도 아직 주민 40여 명이 텐트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구호소 이재민 : 기둥 부러지고 물 새고 이러니까 무서우니까 못 들어가는 거지. 들어갈 수 있으면 집에 들어가지 여기 뭐 하러 살겠어요.]

살고 있는 집이 일부 파손 판정을 받았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구호소나 친인척 집을 전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주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파트 주민 : 갈라진 틈으로 비가 다 들어오기도 하고. 그냥 '안전하니까 들어가서 살아라' (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있는 거예요.]

텐트 생활을 할 수 없는 주민들이 대부분입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 : 사는 사람은 이제 환자들. 거동이 불편한 그분들 계시고 또 보호자들 있고. 갓난아기 6~7개월 된 사람들만.]

인근의 또 다른 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천장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요.

이 안을 보시면 바닥에는 파편이 어지럽게 널려있습니다.

이쪽에는 위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기 위한 빗물 통이 놓여져 있고요.

다른 방을 한번 살펴볼까요.

방문도 여전히 제대로 닫기지가 않습니다.

일부 파손 판정을 받은 이 아파트에 지금 현재 들어와 살고 있는 주민은 약 30세대에 이릅니다.

임시 보금자리 단지에는 집이 완전히 무너진 이재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최대 2년까지만 머물 수 있어, 1년 뒤에는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합니다.

[임시 보금자리 입주민 : (집이) 완파당했어요. 전 재산이 그거 하나뿐인데 그런데 그게 없어졌으니까. 뭐 어떻게 해요. (앞으로) 갈 데가 없으니까 여기 붙어 있는 거야.]

철거 이후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지만 개인 부담금만 1억 원 이상 들어,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지진발생 이후 살던 집을 나와 구호소나 임시주택에서 생활하는 주민은 모두 2000여 명에 이릅니다.

노인이나 저소득층 등 경제적 약자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피해 복구 지원책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인턴기자 : 박지영)

김도훈, 이학진, 최다희 기자

JTBC, JTBC Content Hub Co., Ltd.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JTBC Content Hub Co., Ltd.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