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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중간선거 끝낸 트럼프, 무역전쟁 고삐 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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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백악관, 中 지재권 침해 방지 대책 마련 중…EU·日 등 겨냥 수입차 관세카드도 만지작
美-中, 대화의 끈은 유지…이달 말 '정전' 협정 체결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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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멕시코에 이어 캐나다와 NAFTA 재협상의 타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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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간선거를 끝내자마자 무역전쟁의 고삐를 바짝 죄기 시작했다.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 강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수입 자동차 관세로 유럽과 일본 등을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中 지재권 침해 대책 마련 중"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해 수출 제한과 기소 등 광범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넘어 지식재산권 영역으로까지 대중(對中) 무역 전선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재권 보호를 위한 새로운 대책은 당국과 기업 간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관세 부과와는 달리 기업과 재계의 반발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이 이미 이달 초 나타났다. 미 법무부와 상무부는 중국 반도체 기업 푸젠진화를 미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의 디램(DRAM) 기술을 훔친 혐의로 기소하고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했다.

버락 오바마 전 정부에서 상무부 차관보를 지낸 케빈 울프는 WSJ에 "과거에는 이란이나 북한 등 제재 국가에 물품을 보내거나 테러를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서만 수출 제한 조처가 사용됐다"면서 "앞으로는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명분으로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간선거 직후인 지난 8일에도 중국산 알루미늄 판재에 96.3~176.2%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물리기로 확정하면서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을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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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AP/뉴시스】 짐 해켓 포드 CEO는 지난 9월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10억달러의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1월14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국제자동차쇼에 참석한 해켓 CEO. 2018.09.27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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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日 등 겨냥 수입차 관세 만지작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무역 공세와 별도로 수입 자동차 관세 카드도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유럽연합(EU)과 일본을 위협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되지만, 한국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백악관이 상무부가 작성한 외산 자동차가 미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조사보고서 초안을 회람하고 있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3일 이 보고서 초안에 대해 백악관 무역팀 고위 참모들과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 상무부는 지난 5월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자동차가 미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내년 2월까지 대통령에 정식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경우 수입량 제한 및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했었다.

상무부가 이번 초안에서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확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 관세를 무역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것은 분명하다. 미 온라인매체인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가 새로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에 동의한 것이 자동차 관세 위협 때문이며, EU와 일본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비슷한 전법을 구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무역협상을 끝낸 한국도 수입차 관세 부과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블룸버그는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상(FTA) 재협상을 타결했지만, 자동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에 대해 확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는 우리나라의 최대 대미 수출품 중 하나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대미 수출은 약 85만대, 147억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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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현지시간) 상하이 훙차오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 참석해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개방은 진보를 가져오지만 문을 걸어 닫으면 반드시 낙후로 이어진다"며 "각국은 개방 정책 기조를 견지하면서 선명한 기치로 보호무역에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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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대화의 끈은 유지

하지만 미국은 중국과의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 9일 류허 중국 경제부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무역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류 부총리가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전 정지 작업을 위해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WSJ는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전에 공식적인 제안을 내놓기를 꺼려한다"면서 "양측이 (이달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전쟁을 완전히 끝내기보다 '정전'에 합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song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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