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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美 캘리포니아 산불, 스타들 富村도 덮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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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가가·윌스미스·마틴신… 트럼프, 州정부 탓하다가 '뭇매'

전체 사망자는 31명으로 늘어

미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도심 서쪽 50㎞에 있는 해변 도시 말리부가 산불로 잿더미가 됐다. 미국 할리우드 유명 연예인들의 주택이 밀집해 있는 부촌(富村)도 화마를 피해가지 못했다.

미국 USA투데이는 11일(현지 시각) "가수 레이디 가가, 배우 올랜도 블룸, 킴 카다시안, 윌 스미스, 마틴 신, 영화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등 말리부 거주 연예인들이 지난 8일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울시파이어(Woolsey fire)'를 피해 집을 버리고 떠났다"면서 "150채 이상의 호화 주택이 전소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영화‘300’의 주연배우 제라드 버틀러가 11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뼈대만 남기고 타버린 자신의 집과 차량 앞에 서 있다. 부촌으로 이름난 말리부 지역에서 버틀러의 집뿐만 아니라 150채 이상의 호화 주택이 전소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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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영화 '300'의 배우 제라드 버틀러(48)는 뼈대만 남고 잿더미로 변한 자신의 집과 차량 앞에서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대피했다가 다시 말리부로 돌아왔다. 산불과 싸우고 있는 소방관들의 용기와 희생에 감동받았다'고 썼다. 1990년대 청춘스타 섀넌 도허티(47)도 '내가 결혼식을 올린 집이 사라졌다. 화재가 모든 것을 가져갔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앞서 팝스타 셰어(72)는 '불길이 집 앞길을 가로막고 있어 이웃집이 보이지 않는다'며 긴박한 상황을 올린 뒤 피신했다.

지난 8일 캘리포니아 남·북부에서 동시에 발생한 3개의 대형 산불로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11일 오후 6시 현재(현지 시각) 서울시 면적(605㎢)보다 넓은 800㎢ 이상의 산림과 마을이 불에 타 사라졌고, 31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소도시 파라다이스에서만 29명이 사망했다. 이 중 7명은 열기에 녹아버린 차 안에서 발견됐다. 실종자가 228명에 달해 앞으로 잔해 속에서 희생자가 더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 LA타임스는 "이번 산불은 1933년 그리피스 화재를 뛰어넘는 주 역사상 최악의 화재가 될 것"이라며 "완전 진화는 이달 말이나 가능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에 캘리포니아를 '주요 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지 전력회사들은 피해 지역 강제 단전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전신주가 쓰러지거나 전력선이 끊어져 산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산불의 원인을 "산림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주(州) 정부 탓"이라고 트위터에 올렸다가 집중포화를 맞았다. 연예인들은 '산불 문제를 정치 이슈로 끌어들이지 말라'며 비판했다.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트위터에 "산불이 심각해진 것은 기후 변화와 기록적인 가뭄 때문"이라며 "피해 구조와 화재 진압은 정파적인 문제가 되면 안 된다"고 썼다. 팝스타 케이티 페리는 "정치와 전혀 관련된 것이 아니다. 집을 잃고 대피소로 떠나는 수많은 미국인의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박건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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