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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전남 프런트 안이한 행정, 24년 역사 드래곤즈 2부 강등 위기 폭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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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전남 드래곤즈 선수들이 지난달 28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전 패배 이후 그라운드에서 쓰러져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내가 응원하는 고향 팀이지만 프런트 교체할 것 아니면 해체합시다.”

전남 드래곤즈 공식 페이스북엔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원정 2-3 패배 이후 성난 팬들의 글이 삽시간에 올라왔다. 대부분 프런트의 무능한 행정을 질타하는 내용이었다.

전남은 서울전 패배로 리그 잔여 2경기를 남겨두고 8승8무20패(승점 32)를 기록, 1부 잔류가 가능한 10위 상주 상주(승점 37)와 승점 격차가 5로 벌어졌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1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36)와도 4점 차이가 됐다.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긴다고 해도 자력으로 1부 잔류를 바랄 수 없게 됐다. 지난 1994년 220만 전남 도민의 축구에 대한 열정과 성원 속에 창단한 전통의 드래곤즈 축구단의 ‘설마했던’ 2부 강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날 경기 주심의 애매한 판정이 나오면서 경기 질을 떨어뜨렸으나 팬들은 전남의 현실 자체를 탓했다. 박 모씨는 “심판 탓할 것 하나도 없다. 시즌 전부터 사무실을 찾았을 때 직원은 앉아서 야구관람중이었고 제때 물품을 보내주지도 않았다”며 기본적인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외국인 공격수 구해달라던 유상철(전 감독)의 말을 무시한 대가로 하위스플릿으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김 모씨는 “2부로 가면 다시 1부로 올 수 있을지 확신은 서지 않지만 밑바닥으로 떨어진다면 기존에 고인물을 털어낼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포자기한 심정을 드러내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건설된 축구전용구장을 보유한 전남 구단은 지난 24년간 K리그 우승권 팀은 아니었으나 끈끈하고 용맹스러운 축구로 늘 중위권에 자리매김했다. 이런 팀 정신은 토너먼트 승부인 FA컵에서 더 잘 발휘돼 지난 1997년과 2006년, 2007년 세 번이나 정상에 오르는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올해 전남은 전통의 끈끈한 축구가 사라졌고 패배 의식에 젖은 모습만 느껴진다. 팬들이 지적한 것처럼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 것은 프런트의 안이한 행정이었다. 신승재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시즌 내내 선수 영입은 물론 내부 인사 등에서 1부 생존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올시즌 새 수장으로 선임했던 유상철 전 감독이 원한 선수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김영욱과 허용준 등 주력 선수들이 줄부상에 시달리는 불운도 따랐다. 결국 유 감독은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자 지난 8월 중순 강원FC와 23라운드 0-1 패배 이후 자진해서 물러났다.

그러면서 지도자에게 모든 책임을 돌린 프런트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후반기 반등을 위해 최소한의 선수 수급이 필요했다. 특히 득점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J리거 양동현(세레소 오사카) 임대 이적 등이 가능했으나 금전적인 이유로 무산됐고 그 외에도 이렇다할 변화를 시도하지 못했다. 오히려 월드컵 휴식기에 유 감독과 김인완 전력강화팀장의 보직 바꾸기를 시도하는 등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행정으로 질타받았다. 결국 구단이 원하는대로 김인완 체제로 전환했으나 반전은 없었다. 10월 이후 6경기에서 단 1승(5패)에 그치면서 여전히 꼴찌에 머물고 있다. 후반기 전남은 사무국장을 교체하는 등 프런트 변화를 통해 또다른 반전을 시도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선수단의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여러 차례 타이밍을 스스로 놓쳤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인천이나 대구FC 등 이전 강등 탈출 경쟁을 한 팀이 감독 교체나 외국인 선수 수혈 등으로 반등 포인트를 마련한 것과 대조된다. 전남은 24일 대구(홈), 내달 1일 인천(원정)전을 남겨두고 있다. 그야말로 살얼음판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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