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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8년 전 마지막처럼' SK 김광현, 사투를 끝낸 최후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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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노컷뉴스

(사진 제공=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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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SK 와이번스와 벼랑 끝 위기에서 벗어나야만 하는 두산 베어스는 예상대로 모든 전력을 쏟아부었다. 또 하나의 가을야구 명승부를 연출하며 필사적으로 싸웠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1회초 세 타자 연속 볼넷을 내주는 등 난조 끝에 1실점을 기록한 선발 이용찬이 2회초 첫 타자 정의윤에게 2루타를 허용하자 두산은 곧바로 투수 교체를 감행했다.

우천 취소의 여파로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이 바뀐 이영하를 등판시켰다.

4회초 강승호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한 이영하가 6회초 선두타자 박정권에게 2루타를 내준 순간 두산은 곧바로 불펜의 핵 박치국을 마운드에 올렸다. 박치국은 1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SK의 추가 득점을 막았다.

두산이 6회말 최주환과 양의지의 적시타로 3대3 동점을 만들자 두산은 더 적극적으로 마운드를 운영했다. 7회초 1사에서 마무리 투수 함덕주를 등판시켰다.

두산에게는 내일이 없었다. 마무리 투수가 팀 승리를 지키는 마지막 순간이 오기를 기다릴 수도, 확신할 수도 없었다. 벼랑 끝 승부에서는 불펜 에이스를 아껴둘 이유도 없다. SK의 추가 득점을 막기 위해 함덕주 카드를 일찌감치 꺼내들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전 "이용찬이 던지는 것을 보고 (필요하면 불펜을) 최대한 당겨서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고 예상보다 더 적극적인 불펜 운영으로 승부를 걸었다.

두산에게는 최후의 '믿을 구석'이 있었다. 8회말 양의지의 희생플라이로 마침내 4대3 역전에 성공한 두산은 9회초 린드블럼을 등판시켰다. 4차전에서 114개의 공을 던진 린드블럼은 이틀만 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본인이 자청했고 김태형 감독이 받아들였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린드블럼은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7차전 승부를 보장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남기고 최정에게 결정적인 동점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두산의 불펜 운영은 린드블럼이 승리를 매듭짓지 못하면서 빛을 잃었다.

SK의 마운드 운영은 보다 선이 굵었다.

선발 켈리는 5⅓이닝 3실점으로 분전했다. 이후 김태훈이 2이닝을, 정영일이 2⅓이닝을 소화했다. 김택형과 윤희상은 짧게 던졌다.

SK도 내일을 생각하지 않았다. 7차전 선발 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된 문승원을 연장전 마운드에 올렸다. 문승원은 1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SK는 연장 13회초 한동민이 유희관을 상대로 승부의 균형을 깨는 솔로포를 쏘아올리자 더 과감한 수를 꺼내들었다.

에이스 김광현 카드였다.

김광현은 린드블럼과 처지가 같았다. 둘은 나란히 4차전에 등판했고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 하지만 김광현 역시 린드블럼과 마찬가지로 등판을 자청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경기 전 김광현의 등판 가능성에 대해 "아마도 아니겠지만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양팀 모두 지칠대로 지친 연장 13회, 한동민의 극적인 솔로홈런, 힘이 빠진 두산을 상대로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잡을 투수는 김광현 밖에 없었다.

김광현은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두산 타자들을 압도했다. SK가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한 2010년 한국시리즈의 마지막 장면처럼 또 한번 SK의 우승을 책임졌다. 양팀 모두 사력을 다한 경기. 마지막 주인공은 바로 김광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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