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Q시리즈 수석’ 이정은이 미국행 발표 망설이는 이유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장애인 아버지와 건강 안 좋은 어머니 두고 떠나기 부담스러운 듯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정은(22·사진)은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Q시리즈에 수석 합격한 뒤 영광된 자리에서 선뜻 내년 시즌 미국 진출을 발표하지 못했다.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가족과 상의하겠다”는 말에 LPGA 투어 관계자들과 미국 골프 전문 미디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합격하면 내년 미국 투어에 참가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는가.

미국에서 돌아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을 마치고 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정은은 지난 11일 투어를 모두 마친 뒤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이번 겨울에 준비를 시작해 원하는 준비가 다 됐다고 판단되면 미국에 가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팬들로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다. 지난해부터 수차례 도전에서 이미 세계 정상급 골퍼라는 사실을 입증해 보였다. Q시리즈 도전자 중 세계랭킹(19위)이 가장 높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수석으로 합격해 저력을 확인했다. 이정은은 “미국에 안 간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면서 “안 갈 수는 없지만 무작정 갈 수는 없다는 뜻”이라고 밝혀 내년 시즌 LPGA 도전에 더 큰 무게를 두었다. 그러면서도 미국행을 선뜻 결정짓지 못하는 이유로 집, 자동차, 코치, 매니저, 비행기 이동의 부담 등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는 KLPGA에서 LPGA로 진출한 선배들이 모두 겪었던 문제들이다. 본인의 결심만 선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정은은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 것일까. 후원사 계약 등 우리가 알지 못하는 걸림돌이 있는 것일까.

해답은 이정은이 지난주 미국에서 한 말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가족’이다. 주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소문난 효녀인 이정은은 장애인 아버지와 건강이 썩 좋지 않은 어머니를 두고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 목표, 2019년 LPGA 투어 진출 계획 등은 지난 3월 대방건설과 후원사 계약을 맺으면서 스스로 한 말이다. 다만 LPGA에 진출해야 할 시기가 되면서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 하는 현실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고민은 빨리 끝낼수록 좋다. 내년 LPGA에 갈 것이라면 준비는 빠를수록 좋기 때문이다. 시즌을 마친 뒤 캐디들의 이동이 시작되는 때임을 감안하면 결단은 더욱 과감해야 한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