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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극우#미투]여성운동, 폭로에서 연대-정치세력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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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지난 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 임명에 반대하는 여성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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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oo→#IBelieveYou→#Protest→#Vote

성폭력 고발에서 ‘피해자연대’-‘정치개혁’ 운동으로 진화

美중간선거 ‘反트럼프’, 브라질 대선에서 ‘反보우소나루’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1년전 미국 영화계 거물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행에 대한 폭로 이후 해시태그 ‘미투(#MeToo)’의 물결이 일었다. 가해자들이 증거없는 주장이라고 발뺌하자 피해자를 믿는다는 의미의 ‘아이빌리브유(#IBelieveYou)’도 등장했다. 일부 가해자들이 법적 처벌을 면하고 심지어 승승장구하면서 여성들은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저항(#Protest)’, ‘투표(#Vote)’를 주장했다. 실제 지난 6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여성 유권자들은 투표를 통해 거센 ‘우먼 파워’를 보여줬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기록적인 숫자의 여성 후보가 출마했고,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기록적인 후원금이 모금됐다. 올해 하원선거에는 여성 후보 237명이 출마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0일 오전 기준 이가운데 최소 101명이 당선됐다. 당선자는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여성 35명 가운데 공화당은 1명에 불과하다. 비영리 정치자금 감시단체 CRP에 따르면 여성 유권자들은 민주당 여성 후보들에게 1억5900만달러를 기부했다. 이는 2016년의 2.5배 수준이다. 대선후보로 꼽히는 커스틴 질리브랜드 민주당 상원의원의 경우 전체 후원금의 56%가 여성으로부터 나왔다.

이처럼 여성 후보가 쏟아져나오고 여성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몰표를 보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한몫했다.

2016년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은 최소 13명이다. 그는 지난달 성추문에 휩싸인 브렛 캐버노 대법관을 임명했으며, 피해 여성을 조롱하기까지 했다. 당시 캐버노에 반대하는 수많은 여성들은 “11월이 오고 있다”는 팻말을 들고 시위하며 중간선거에서의 심판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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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미 백악관 앞에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인준에 반대하는 여성들이 “투표(VOTE)”라는 글자를 들고 시위에 나섰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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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기간에도 ‘미투 운동’을 비웃었다. 그는 유세장에서 맏딸 이방카를 소개한 뒤 “더이상 여성을 ‘뷰티풀’(beautiful)이라고 부르지 않겠다”며 “정치적으로 옳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여성 정치 단체 에밀리 리스트 관계자는 “우리는 트럼프같은 인물이 공직에 선출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목격하고 있다”며 “많은 여성들이 이번 중간선거에 직접 출마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실제 텍사스주 하원 선거에서 당선된 베로니카 에스코바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걷잡을 수 없는 부패와 공모때문에 출마했다”고 밝힌 바 있다.

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결과를 자축하고 있지만 밀레니얼 세대와 여성표 없이는 2020년 대선에서 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달 브라질 대선 당시 여성들은 ‘브라질의 트럼프’라 불리는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를 겨냥해 ‘그는 안된다(#elenao)’ 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자국 최대 현안인 치안 불안 해소 등을 내세운 보우소나루의 열풍에 결국 좌절을 겪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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