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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우디, 美 중간선거 끝나자마자 "다음달부터 원유 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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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유전 [사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압박에 '원유를 증산하겠다'고 한 사우디가 미국 중간선거 종료 직후 감산 의지를 밝혔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에너지 광물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다음 달부터 하루에 5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알팔리 장관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가 10개 비회원 주요 산유국의 장관급 공동점검회의(JMMC)에서 “더 많은 원유 감산엔 아직 산유국들이 합의하지 않았다”며 이같은 뜻을 밝혔다.

사우디는 당초 이란 원유 거래 금지 조치에 앞서 원유가를 안정시키려는 미국의 압력에 따라 일일 원유 생산량을 100만 배럴 더 늘이기로 했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 선거와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복원을 앞두고 유가 상승을 억제할 필요가 있어 사우디를 향해 대체 원유 증산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중간 선거도 끝나고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주로 수입하는 일부 국가에 제재 적용을 면제하고 수요가 감소하리라는 전망이 나오자 사우디가 감산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같은 전망 속에 국제 유가는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달 초보다 약 20% 하락했다. 실제로 알팔리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의 유가 급락은 놀라운 수준이다. 시장의 심리는 공급 부족을 걱정하는 데서 과잉 공급을 우려하는 쪽으로 옮겨졌다”며 유가를 높여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반면 사우디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현재 원유의 과잉 현상이 일시적일 뿐 증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 등은 러시아 석유회사들이 일일 30만 배럴을 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OPEC 회원국 및 비회원 산유국들은 오는 12월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175차 회의에서 원유 생산량과 관련한 새 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다. 과거 OPEC과 비회원 주요 산유국은 지난 2016년 11월 하루 180만 배럴을 감산한다고 합의해 배럴당 30배럴대까지 떨어졌던 유가를 2년 만에 80달러 이상으로 끌어 올린 바 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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