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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 민주당, 중간선거 결과 보면 2020년 기대해도 좋아” [월드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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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잘못 짚은 트럼프 대통령 ‘반이민 이슈’ /2020년엔 백악관·불협화음 가능성 /민주당에 유리한 유권자 지형도 변화 / 2020년엔 자리 내놓고 재도전 나서는 상원의원 공화당 22명, 민주당 12명으로 이번과 달라

2018년 미국 중간선거는 끝났지만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십일이 걸릴 수 있다. 일례로 플로리다주에서는 득표율 격차가 0.5%포인트 이내이면 재검표에 들어간다는 주법에 따라 상원의원·주지사 선거의 재검표 방침을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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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PA·연합뉴스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중간선거는 야당인 민주당에 기대감을 심어줬다. 최종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미 언론은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기존보다 35∼40석을 더 얻어 다수당으로 올라서고,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52∼54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민주당의 하원 선거 결과는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공화당이 어려움에 처했던 1974년 이후의 최대의 성과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소속의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사임한 지 3개월만에 치러진 1974년 선거에서 민주당은 애초 의석보다 49석을 더 획득했다. 민주당은 또 이번 선거에서 기존보다 7곳에서 주지사를 더 배출했다. 각 지역의 주의회 선거에서도 2010년과 2014년의 부진을 씻었다.

상원의원 선거 결과는 조금 애매하다. 6년 임기의 상원의원은 2년마다 33%가량의 선거구에서 투표가 이뤄진다. 선거를 치르기 전 공화당의 상원 의석 수는 51석이었다. 이번엔 공화당 소속 의원의 선거구 51곳 중 9곳에서만 선거가 치러지고, 나머지는 42곳은 대상이 아니었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기존보다 2석 안팎을 더 얻을 것으로 보이지만, 하원의 민주당 승리에 비해서는 크지 않다.

민주당의 이번 하원 선거 승리는 공화당이 1994년과 2010년 중간선거에서 얻은 결과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민주당 자체로서는 역사적 성과이다.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당을 장악한 것은 2006년 선거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버락 오바마 정부의 탄생을 가져온 2008년 대선·의회 동시 선거에서는 다수당을 내줬다. 이번 결과는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인 1982년 26석을 더 추가했던 때에 비해서도 낫다. 1982년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공화당이 집권 여당이었지만, 실업률이 10%대여서 민주당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환경이었다. 현재의 실업률은 3.7%에 불과해, 1982년에 비해서는 훨씬 어려운 조건에서 치른 선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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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뉴스


민주당의 선전은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을 빼앗으면서 가능했다. 가장 성과가 있었던 곳은 대도시 인근의 교외 지역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일부가 등을 돌렸다는 이야기이다. 상원의원 선거는 조건 자체가 달랐다. 이번엔 애초 공화당이 36곳 선거구에서 전패하더라도 42석을 확보한 채 내년 의회 개원을 기다릴 수 있었다. 애초 민주당의 다수당 등극이 싶지 않았던 환경이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2020년 상원의원 선거는 다르다. 그때는 다소 변동을 감안하더라도 선거가 치러지는 선거구는 34곳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6년 임기를 끝내는 선거구를 둔 상원의원들의 소속 정당은 민주당 12명, 공화당 22명이다. 공화당은 22곳 선거에서 수성해야 2020년 선거 직전 상황을 유지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나선다면 2020년 대선·의회 동시선거에서 백악관과 공화당이 불협화음을 낼 여지도 있다. 이번 선거만 하더라도 공화당은 ‘낮은 실업률’ 등 경제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반이민 문제’를 들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이슈 제기는 정작 국경지대인 애리조나주 등 ‘선벨트 지역’의 선거에서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는 게 평론가들의 평가이다. 국경지대에 자리한 애리조나주 등의 지역경제의 상당 부문이 이민자 경제에 의지하고 있는 부분도 간과하기 힘들다. 민주당에 고무적인 유권자 지형도 변화도 있다. 젊은층과 히스패닉 등 소수집단의 선거 참여 열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이다. 이들은 공화당에 비해 민주당에 대한 지지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 왔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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