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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身과 함께···삼국시대 침향 공진단부터 밀크시슬까지 한국인 삶 속에 자리잡은 건기식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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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경제발전에 수입 비타민 유행

국내 기업들도 잇따라 도전장냈지만

수출 미미···수입액 계속 늘어

2016년 무역적자 4억弗 달해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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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이 법적인 체계를 갖추고 독자적인 제품영역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불과 14년 전이다. 지난 2004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발효되면서부터다. 다만 역사적으로 되짚어보면 건강기능식품 섭취는 보약·보양식·영양제·건강보조식품 등의 유사 범주로 이미 우리 국민의 삶 속에 하나의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실제로 고대 문헌들을 살펴보면 이미 삼국시대에 보양문화가 성행했음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의 왕족들은 침향나무 추출액으로 만든 공진단을 섭취했다. 감기를 이겨내거나 만성피로를 해소하기 위한 일종의 건강기능식품이었다. 원래의 공진단은 원나라에서 사향노루 분비물을 핵심재료로 만든 것이 원조이지만 우리 조상들은 구하기 힘들고 매우 고가였던 사향 대신 흔히 찾을 수 있는 침향나무를 사용해 원가를 낮추고 다량생산할 수 있는 형태로 응용, 개발한 것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1960년대에는 동물성 원료를 달인 보양탕이 건강기능식품 역할을 했다. 건강원들이 전국 곳곳에서 성업하며 녹용·흑염소 엑기스 등을 제조해 팔았다. 그러나 영세성과 비위생적인 제조법 등으로 인한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건강기능식품이 오늘날과 같이 규격화된 제품 형태로 국내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져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수입산 종합비타민이 전면에 부상한 것이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도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었다. 1980년대에는 허브·약초·버섯·로열젤리 등 식물성 소재를 가공한 건강기능식품으로 제품군이 넓어졌다.

해외여행 자유화가 본격화한 1990년대에는 해외를 다녀온 사람들이 선물용으로 가져온 외국산 제품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스콸렌·키토산·프로폴리스 성분 제품들이 봇물 터지듯 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건강기능식품인 홍삼과 유산균이 대중화된다. 최근에는 특정 성분이나 효능을 강화한 제품으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루테인과 간 보호에 효능이 있는 밀크시슬이 대표적이다. 고령화로 갱년기 장애를 겪는 여성이 늘자 백수오가 한때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비타민도 종합비타민에서 개별 비타민 성분으로만 구성한 제품이 주류로 부상했다.

이처럼 근래에 건강기능식품 성분과 제품 유형이 다변화했지만 여전히 국내 매출의 절반가량(2016년 기준 9,899억원)은 홍삼 제품이다. 이는 홍삼 제품 이외의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해 공격적으로 연구개발이나 마케팅에 투자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6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넘는 중견업체는 두 곳인데 각각 한국인삼공사의 부여공장(4,882억원)과 원주공장(2,714억원)이므로 사실상 인삼공사 한 곳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나마 두 공장을 합쳐도 건강식품만으로는 매출 1조원이 안 된다. 그나마 한국야쿠르트가 인삼공사에 이어 연매출 1,000억원대에 근접(2016년 기준 998억원)한 수준인데 그 영향 때문인지 유산균의 일종인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홍삼과 개별인정식품에 이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점유율 3위(2016년도 매출 1,904억원)를 기록했다 .

국내 건강기능식품 제조사는 2016년 기준 487개인데 그중 연매출 100억원 이상인 업체는 6%인 31개에 불과할 정도로 영세하다. 토종 건강기능식품 산업계가 아직 걸음마 수준인 가운데 수출은 미미하고 수입액은 계속 늘어 무역역조(2016년 기준 4억1,400만달러 적자)가 심화하고 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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