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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킹덤> 제작진이 말하는 넷플릭스…'비밀주의'와 '완벽주의'의 결합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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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Netflix See What’s Next: Asia) 행사에서 열린 한국 언론과의 기자간단회에서 <킹덤>의 김은희 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성훈 감독.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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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수는 저희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해요. 대신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작품이 성공했다면 저흴 보는 표정에서 드러날 것 같아요.”

9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Netflix See What’s Next: Asia) 행사에서 <킹덤>의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넷플릭스는 ‘비밀주의’ 전략으로 유명하다. 프로그램 별 시청자, 시청률 등의 데이터를 비밀로 유지하는 정책을 펴 자사의 정보를 대중에게 비공개하고 있다. 심지어 임원들에게도 데이터 접근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제작진과 배우들을 통해 넷플릭스의 이러한 전략과 전반적인 콘텐츠 제작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우 류승룡은 “작품을 찍는 과정 자체는 한국 영화 세 편을 정성들여 찍는 느낌이 들었다”며 “넷플릭스의 차별점은 후반부에서 드러났다. 포스터를 보는 것조차 허용이 안 될 정도로 보안에 있어 엄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8일 상영회에서 예고편과 편집본을 처음 봤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서도 넷플릭스 측은 <킹덤>의 내용과 관련한 보안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작품 개봉일도 지난 8일 행사 당일, <킹덤>의 예고편이 공개되기 전까지 비밀에 부처졌다. 같은 날 저녁 마리나 베이 샌즈의 샌즈 극장에서 열린 <킹덤> 상영회에서는 내용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특수 안경을 착용한 보안요원이 관객석을 누비기도 했다.

이러한 전략에 대한 넷플릭스 경영진의 생각은 확고했다. 넷플릭스 창업자이자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이날 한국 언론과의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의 실질적 실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TV 프로그램의 경우 광고 때문에 시청률이나 수치가 중요하다는 걸 안다”며 “하지만 우리는 광고가 붙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수치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 역시 이 자리에서 “우리는 경쟁상의 이유로 국가별 가입자 수와 같은 데이터는 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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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Netflix See What’s Next: Asia) 행사에서 <킹덤> 제작진과 배우들이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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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넷플릭스 콘텐츠의 성공 여부를 대중이 알 수 있는 건 ‘시즌 연장’ 여부 정도다. <킹덤>의 경우, 아직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데이터 접근은 제한적이지만, 작품의 내용 측면에서 어떠한 ‘터치’도 없다는 것이 <킹덤> 제작자들의 증언이다. 김성훈 감독은 “넷플릭스가 창작의 자유를 준다는 외국 연출진들의 얘기를 들어을 때 ‘설마 진짜 그러겠어?’라는 의문이 있었다”며 “넷플릭스가 주는 피드백은 기존의 시스템과 달랐던 부분이 분명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내용 측면에선 다른 문화권에서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러한 장면을 불편해 할 수 있다’ 정도의 피드백을 참고 수준에서 줬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이것이 감독의 의도라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며 “다른 문화권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하는 걸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최종 선택에 대해선 어떠한 의견개입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은희 작가는 “잔인한 장면도 많아 기존 드라마 플랫폼에서 불가능한 작품이었는데 넷플릭스를 통해 창작이 자유로워진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잔인함은 굳이 의도했다기 보단 개연성의 문제였다. TV 드라마로 제작됐을 때 블러 처리가 된다거나 하면 공감대가 깨질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넷플릭스가 콘텐츠의 질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완벽주의’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김성훈 감독은 “넷플릭스의 기술적 요구는 정말 남달랐다”고 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일반 영화는 2K로 촬영하고, 고화질을 요하는 일부 장면만 4K로 촬영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장면을 4K로 찍어야 했고, CG 등 더 많은 공정 과정이 필요했다”고 했다. 4K는 2K에 비해 픽셀이 4배 많은 고해상도 영상이다.

김 감독은 “피드백 역시 굉장히 꼼꼼했다”며 “사소한 티끌, 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됐겠지’ 했던 오점이 그들의 ‘퀄리티 체크’ 과정을 거치면 다 수정이 돼 있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술의 바탕에서 불량품을 만들지 않겠다는 그들의 철학이 엿보였다”고 덧붙였다.

<킹덤>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역병’이라는 주제를 좀비물로 풀어낸 스릴러다. 배우 주지훈은 왕세자 이창 역을 맡았고, 류승룡은 창과 대립하는 ‘조선의 실세’ 조학주 역을 맡았다. 배두나는 역병을 치료하기 위해 애쓰는 의녀 서비 역을 맡았다. 2011년부터 <킹덤> 시나리오를 준비한 김은희 작가는 “나에게 좀비는 배고픔에 가득찬 존재다. 권력과 배고픔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킹덤>은 내년 1월2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넷플릭스가 아시아 지역에서 가진 첫 대규모 행사로, 8일과 9일 이틀간 아시아 언론과 기업을 상대로 향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오리지널 작품들을 소개했다.

싱가포르|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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