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천체투영관 10일 재개관
8K 초고해상도 디지털 투영기
NASA 천체사진ㆍ그래픽 이용해
과천 하늘에 은하수 물결 선명
여름철 별자리와 겨울철 별자리가 모두 보이는 은하수 띠. 하늘에는 항상 2~3개 계절의 별이 떠 있다. 변선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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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목격한 경기도 과천의‘밤하늘’이다. 빛공해 가득한 21세기의 서울 근교에서는 당연히 은하수를 볼 수 없지만, 그래도 가능한 곳이 있긴 하다. 돔 건물의 안쪽을 스크린으로 만들어 밤하늘 별자리를 보여주는‘천체투영관’(planetarium)이 그것이다.
가상의 탐사선을 이용해 토성 주변을 선회하는 장면. 천체투영관을 지켜보면 마치 우주선에 탄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변선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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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를 선으로 이어줘.”천체투영관 교체작업을 주도해온 박대영 전문관의 지시가 떨어지자, 머리 위에서 반짝이던 별들이 선으로 이어졌다. 북두칠성의 국자모양이 선명히 드러났다. 이어 “그림으로 보여줘”라고 하자, 밤하늘이 온통 사람과 동물 그림들로 가득 찼다. 북두칠성은 ‘큰곰’의 꼬리가 됐다.
성운 속에서 탄생하고 있는 초기 행성과 소행성을 영상화한 컴퓨터그래픽 이미지도 실제인듯 실감나게 보여준다. 변선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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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보는 밤하늘 뿐 아니다. NASA와 ESA의 관측자료를 통해 달이나 화성의 관점에서 지구와 다른 행성들을 볼 수도 있고, 마치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항해하듯 별자리 여행을 할 수 있다. “토성을 확대해서 볼 수 있느냐”고 묻자, 우주선이 토성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리는 듯 특유의 테두리를 단 토성이 눈 앞으로 가득 다가왔다. 미래나 과거 특정일, 특정 장소의 밤하늘을 볼 수도 있다. 과천과학관 측은 "서기 918년 고려 개국 때 개성에서 본 밤하늘도 그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타임머신이나 다름없다.
반구형 360도 스크린을 가진 천체투영관은 그 자체가 훌륭한 영화관이다. 과천과학관은 천체투영관을 재개관하면서 11월과 12월 두 달 간 신규 돔 영상 및 다양한 장르의 영상 콘텐트 상영과 이벤트를 연다. 11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신규 돔 영상 5편을 상영한다. 지구와 태양계 천체 곳곳에 있는 ‘얼음세계’, 로봇탐사선이 밝혀낸 태양계의 신비를 그린 ‘로봇탐사’ 등 최신 과학적 성과물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상물이다. 12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천체투영관 대축제’를 연다. 우주ㆍ지구ㆍ시간ㆍ공룡 등을 주제로 최신 돔 영화 14편을 상영한다.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에서 바라보는 토성과 은하수. 변선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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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관은 과천뿐 아니라 대전의 중앙과학관과 대구ㆍ광주ㆍ부산ㆍ어린이과학관 등 모두 6곳에 천체투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과천과학관의 돔 지름이 25m로 가장 크지만, 중앙과학관도 23m 규모에 달한다. 국립과학관 외에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는 중소형 규모까지 합치면 국내에만 약 100개의 천체투영관이 있다.
박대영 전문관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최근 돔 지름 37m짜리 천체투영관이 들어섰다고 한다”며“국내 최대인 과천과학관은 세계 15위권 안에는 들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준 호빔천문대 대표는 “천체투영관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간접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시설”이라며“청소년과 일반인뿐 아니라 천체 관련 전문가들로서도 여러가지 소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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