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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밀착카메라] "카드 안 돼요"…가을 산행 '사찰 관람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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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가을 산행 가는 분들 계실텐데 사찰이 있는 산을 가면 입구부터 큰 목소리가 납니다. 등산객들에게 절이 관람료를 받기 때문입니다. 이 돈은 사찰 수익이라서 면세에 카드도 받지 않아서, 이를 둘러싼 갈등이 깊습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붉게 물든 산이 등산객들의 걸음을 늦춥니다.

바람에 흩어지는 낙엽은 막힌 가슴을 뻥 뚫습니다.

이런 그림같은 경치를 직접 보려면 돈을 내야합니다.

산에 있는 사찰이 관람료를 받고있기 때문입니다.

[이재무/등산객 : 불합리한 정도가 아니라 강도들이죠. 지금 이게 하루 이틀 얘깁니까? 세금 안 내잖아요.]

단풍철을 맞아 등산객들로 북적이는 계룡산 국립공원입니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오래 전 폐지됐지만 이 탐방로를 이용하려면 사찰에 입장료를 내야하는데요.

지난해 밀착카메라 보도 이후 조계종에서는 입장료는 필요하지만 카드결제기를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1년 사이 얼마나 변했을까요?

입장료를 카드로 계산하려던 등산객들이 놀랍니다.

[카드가 왜 안 돼요?]

[현금만 가능하다네, 큰일 날 뻔했어. 현금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 못 들어갈 뻔했네 우리.]

화를 내기도 합니다.

[(현금만 된대.) 진짜 이거 잘못하는 거지 이거.]

매표소에는 '종교단체는 세금을 면제받아 신용카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도 붙어있습니다.

[박정일/나들이객 : 구멍가게도 카드 다 받는데 여기 이거 어떻게 보면 기업인데 카드를 안 받는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죠.]

사찰이 운영하는 주차장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주차장 관계자 : (현금은 없는데요. 제가 지금.) 입금받을 테니까 주차하시고 오세요.]

종교단체 면세 조항은 영리영업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현금 징수로 주차장 입구 1km 전부터 도로는 차들로 꽉 들어차 혼란스러운 상황.

때문에 경찰들도 동원됩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매표소 위치입니다.

건물 수백미터 앞에서 입장료를 받다보니 일반 등산객들도 사찰에 돈을 내는 것입니다.

길이 둘로 갈라지는 갈림길입니다.

저쪽은 사찰로 가는 길 이쪽은 등산로인데요.

하지만 이곳까지 오려면 앞에 매표소에서 관람료를 내야 합니다.

이 등산로만 이용을 하는 사람도 관람료를 내야하는 것입니다.

매표소도 국립공원에서 쓰던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니다.

[김현중/등산객 : 그 절에 가지 않아요. 전혀 뭐 발걸음도 겉모습도 안 본다고 보면 돼요. 통행세 비슷하게 낸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입장료를 내지 않는 샛길이 있지만 사찰은 이 길을 막았습니다.

차를 타고 차단기를 너머 가봤습니다.

요금을 내지 않았는데도 매표소 안쪽으로 들어올 수 있었는데요.

신도들과 사찰 관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국립공원 관계자 : 문화재 관람료를 끊고 올라가야 하니까 사찰에서 그런 거(막은 거)예요.]

사찰 측은 관람료는 사찰 안의 문화재 관리비라고 주장합니다.

문화재청에서 받는 문화재 보수비가 있지만 너무 적어 어쩔 수 없이 징수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산 자체는 국립공원이지만 이곳에 편입된 사찰 땅도 등산객들에 의해 침해돼 이에 대한 재산권도 주장합니다.

하지만 관람료 수입의 절반 가까이는 해당 사찰에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조계종법상 교육분담금 등의 명목으로 중앙으로 보내집니다.

한해가 지나도 관람료 논란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을산행에 나섰다 산 초입부터 기분을 상하는 등산객들이 내년 이맘때는 없어야겠습니다.

(인턴기자 : 박광주)

◆ 관련 리포트

[밀착카메라] 등산 왔는데…사찰 '현금' 관람료 논란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316/NB11549316.html

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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