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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알뜰폰, 올들어 이통사에 7만명 뺏겨…이탈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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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알뜰폰→이통사 번호이동 2만3406명 순감

5월부터 6개월째 알뜰폰 이탈 계속..10월엔 최대

이통사 저가요금제 출시로 가격 경쟁력 떨어져

일각선 서비스 차별화 등 양적 성장 제언도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알뜰폰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10월 들어 이동통신 3사로 옮겨간 순감 규모는 2만3000명을 넘으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7만명을 이통사에 뺏겼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0월 알뜰폰(MVNO)에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로 번호 이동을 한 고객은 6만68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5041명)보다 21.4% 증가했다. 반면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한 가입자는 4만3421명으로 전년 동기(5만3393명) 대비 18.7% 감소했다.

지난달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번호이동 순감 규모는 2만3406명이다. 알뜰폰이 통신사에 뺏긴 고객이 끌어온 고객보다 많다는 뜻이다. 지난 5월부터 6개월째 알뜰폰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순감 슈모는 9월에 이어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번호 이동 상황을 보면 사정은 더 심각하다. 1월부터 10월까지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번호 이동을 한 고객은 56만11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만959명)에 비해 7.7% 증가했다. 반면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끌어온 고객은 48만5703명으로 전년 동기(59만7572명)보다 18.7% 감소했다. 올 들어 알뜰폰 가입자 순감 규모만 7만5469명에 달한다.

알뜰폰 업계에선 가입자 이탈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이통 3사의 저가 요금제 출시를 꼽는다. 지난 5월 말 KT를 시작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정부의 '보편요금제' 추진에 맞서 잇따라 월 3만3000원에 데이터를 1~1.3GB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놨다. 여기에 25% 선택 약정 할인을 적용하면 2만4000원대로 요금이 낮아지며 사실상 알뜰폰의 요금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이통사들이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도 정작 알뜰폰에는 도매 제공하지 않으며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알뜰폰은 자체 이동통신망이 없어 이통사로부터 망을 빌려 사업을 한다. 따라서 알뜰폰은 이통사가 출시한 요금제를 할인 판매하는 구조로 이뤄지는데 현재는 이통사에서 LTE 요금제를 비싸게 구입한 뒤 신규 요금제보다 싸게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알뜰폰 이탈이 가속화되며 정치권을 비롯한 시민단체들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노웅래 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8가지 과제'를 발표하며 알뜰폰에 대한 지원을 요구했다.

이들은 "통신 3사가 1GB 이상을 보장하는 3만원대 중반의 저가요금제를 내놓고 비슷한 서비스 상품을 알뜰폰 3사에게 판매하지 않아 알뜰폰이 시장 경쟁을 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했다"며 "신상품을 내놓을 때 알뜰폰에도 의무적으로 판매해 알뜰폰은 도매로 구입한 뒤 통신3사보다 더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뜰폰은 지난 2011년 가계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됐다. 이후 기존 통신요금보다 30%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기를 누렸다. 알뜰폰 가입자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상반기에는 가입자가 700만명을 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정책보다는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알뜰폰 사업자들이 가장 손쉬운 가격 경쟁을 통해 가입자를 늘리면서 양적 성장을 해온 측면이 있다"며 "도매대가 인하를 통한 요금 문제에만 목을 맬 것이 아니라 사업자별로 특색 있는 상품을 내놓고, 비통신 서비스를 발굴하는 등 질적 경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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