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측 “노회찬에 돈 안 줬다…죽음의 경위부터 밝혀야”

고(故‘) 노회찬 의원 측에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씨 측이 노 전 의원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의 유서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첫 정식 재판에서 노 의원 측에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이 유력 증거로 낸 유서의 증거 능력에 제동을 건 것이다.

김씨 일당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직전 노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건넨 혐의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앞서 노 의원은 특검팀의 수사가 진행되던 중 '경제적 공진화 모임'으로부터 4000만원을 받았지만 대가나 청탁은 없었다는 내용이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처럼 특검팀이 기소한 금액과 노 의원이 유서에 쓴 금액이 다른 점을 지적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도 변호인은 "피고인 김동원은 노 의원에게 5000만원을 준 적이 없다고 한다"며 "자필 유서의 증거능력을 다투기 위해서는 정말 노 의원이 자살한 게 맞는지 그 경위부터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특검팀은 김씨 일당이 노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사실을 입증하겠다며 김씨가 회원들과 나눈 채팅 대화를 공개했다. 특검팀이 공개한 지난 2016년 3월 7일자 채팅방 대화에서 김씨는 노 의원을 '누렁이'로 지칭하며 "'누렁이'님이 산채에 오셨길래 2000원어치(2000만원) '개밥'을 사서 줬는데 이 양반이 안색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김씨가 경공모의 이해관계를 위해 노 의원을 '이용'하려 한 정황도 공개했다. 김씨가 회원을 상대로 한 강의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여러분이 강의비 내는 게 노회찬씨 등 정치인에게 강연료로 나간다. 정치인은 돈 대주는 사람의 요구를 (정치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노 의원에게 "당신을 써먹기 위해 우리가 지지해주는 것이다. 법안 통과시킬 힘을 기르라"고 말했다면서 회원들에게 "우리가 주인이고 정치인은 종이다"라고 언급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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