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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종영②]"분노 잠재운 사랑"…'오늘의 탐정' 뚝심만큼 아쉬움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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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KBS2 '오늘의 탐정' 방송화면캡처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분노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사랑이었다.

지난 10월 31일 KBS2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연출 이재훈, 강수연/ 극본 한지완)이 32부를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사람의 미약한 마음을 움직여 범죄를 저지르는 악귀 선우혜(이지아 분)을 막기 위해 그간 고군분투했던 이다일(최다니엘 분)과 정여울(박은빈 분). 이다일은 결국 선우혜를 소멸시키기 위해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자신의 몸속에 그녀를 가두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을 선택했다. 정여울을 지키고, 분노에 가득 찬 사회를 지키기 위한 숭고한 희생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다일은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다.

어떠한 영문인지 모를 일이었지만 소멸되지 않은 이다일은 여전히 악귀로 인해 생기는 범죄들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끝까지 자신을 희생해 타인들을 지키고 있는 이다일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는 사랑이 존재했다. ‘꼭 다시 만나자’는 정여울의 목소리, 여전히 그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한상섭(김원해 분)과 길채원(이주영 분), 또 이 모든 과정을 거치는 동안 변화하며 피해자와 유족의 마음까지 보듬는 형사가 된 박정대(이재균 분)까지. 악귀를 막기 위해 노력했던 모든 이들은 사랑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분노가 시작된 것도 결국에는 사랑의 결여였다. 어릴 적부터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타인보다는 자신을 먼저 생각했던 부모를 만났던 선우혜. 그런 그녀는 타인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이는 분노로 이어졌다. 선우혜는 그렇게 자신과 같은 분노의 마음을 가진 이들의 약한 마음으로 들어가 범죄를 저질렀다. 하지만 그런 선우혜 조차도 이해하지 못한 이들이 존재했으니 바로 정여울의 동생 이랑(채지안 분)과 다일의 어머니(예수정 분)였다. 두 사람 모두 타인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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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오늘의 탐정'


그리고 그런 두 사람과 똑같이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정여울과 이다일이었다. 어쩌면 선우혜 역시도 주변에 정이랑과 다일의 어머니 같은 인물이 있었다면 지금의 악귀가 되지 않았을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주변은 그저 분노를 키우는 환경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사랑이 없는 분노. 그것을 처절했다. 그렇지만 이 분노를 잠재우는 것 역시 사랑이었다. 다시 돌아와서도 악귀에 조종당해 저지르는 범죄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이다일의 모습에서 이는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처럼 ‘오늘의 탐정’은 분노 범죄가 만연한 지금의 사회에 무엇이 필요한 지에 대해 얘기한다. 분노 자체만을 바라보지 말고 분노가 자라난 원인을 바라보는 것. 결국 그것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결여되면서부터였다. 악귀라는 소재를 이용해 사회의 문제를 적절하게 녹여낸 스토리. 이 하나만으로도 ‘오늘의 탐정’은 많은 의미를 남기는 드라마로 작용했다. 물론, 너무나 복잡한 스토리와 이를 이끌어가는 힘은 다소 부족했다. 이는 시청률 하락을 불러왔고 결국 '오늘의 탐정'은 높은 시청률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종영을 맞이했다.

하지만 배우들의 호연만큼은 박수를 보낼만 했다. 최다니엘, 박은빈, 이지아, 김원해, 이주영, 이재균 등 배우들은 언제나 자신의 배역에 있어 완벽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오늘의 탐정'의 중심을 이끌었다. 덕분에 ‘오늘의 탐정’은 그 힘을 최대한 잃지 않을 수 있었고 결국 드라마가 남기고자 했던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한편, ‘오늘의 탐정’ 후속으로는 ‘죽어도 좋아’가 방송된다. ‘죽어도 좋아’는 소름 돋는 막말상사 ‘백진상’(강지환 분) 팀장과 그를 개과천선 시키려는 ‘이루다’(백진희 분) 대리의 상상초월 격전기를 그리는 오피스드라마. 그간 ‘직장의 신’, ‘김과장’, ‘저글러스’ 등의 작품을 통해 오피스드라마의 명가로 자리 잡은 KBS의 하반기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오는 11월 7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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