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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뉴스 속살]'잘못 알려진'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4가지 의혹…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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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둘러싼 루머 확산
'조선족', '히키코모리' 등 근거없는 소문 대부분
"너무 평범했다"는 동창·주변인 증언이 대다수

아시아경제

강서구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수(29)씨가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22일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한편 서울 강서경찰서는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성수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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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를 둘러싼 각종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건이 벌어진 이후 김성수가 조선족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그가 일본 애니메이션 광에다가, 외부와 전혀 소통하지 않는 일명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일 것이라는 추측까지 난무하고 있다.

이 같은 소문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다. 하지만 소문은 마치 사실처럼 포장돼 일부 집단을 향한 혐오와 멸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김성수의 신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 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뉴스 댓글 등에선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가 조선족”이라는 루머가 떠돌았다. 김성수가 즐겨 했던 게임 내 아이디(ID)가 한자인데다가 범행 수법이 잔인했다는 게 그 이유다. 여기다 “피의자가 조선족이라 언론과 경찰이 쉬쉬하는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까지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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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수(29)씨가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22일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한편 서울 강서경찰서는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성수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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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문과 달리 김성수는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성수도 한국인이고 그의 부모도 한국인"이라며 "김성수는 조선족과 상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번엔 초등학교 동창들의 증언이 없는 걸로 미뤄 귀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억측까지 제기됐다.

김성수의 얼굴이 공개된 후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선 그를 향한 수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그 중 가장 쉽게 눈에 띈 건 김성수의 외모에 대한 지적이었다. 이를 기점으로 학창시절 그를 알았다는 이들의 졸업앨범 ‘인증샷’까지 올라오면서 ‘일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매일 구석에서 만화만 봤다’는 등의 증언이 줄을 이었고, 이는 곧 그가 사회에 강한 불만을 가진 ‘히키코모리’가 아니냐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주변인과 목격자 증언 등에 따르면 그는 피트니스 클럽에서 사용한 의류 등을 수거해 세탁하는 업체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비교적 최근 피트니스 센터에서 같이 운동을 한 적 있다는 회원 증언도 나왔다. 일각에서 알려진 것과 달리 김성수가 최소한의 사회생활을 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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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문신(위)과 트라이벌 문신(아래) 도안.(사진=SBS ‘비디오머그’, 네이버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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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목덜미에 새겨진 문신도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이 소문의 근원지는 언론 보도였다. 일부 언론을 통해 김성수의 목에 새겨진 문신이 일본 애니메이션 ‘나루토’에 나오는 암살부대 표식을 따라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타투이스트들은 이를 “흔히 볼 수 있는 트라이벌(원시 부족이 주술적 의미로 몸에 새기던 것에서 유래한 문신의 한 종류) 유형의 문신”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서울 신촌 근처에서 활동하는 한 타투이스트는 “김성수의 문신은 과거 유행했던 트라이벌 스타일의 기본적인 도안”이라며 “실제로 가지고 있는 도안 중에서도 김성수의 문신과 흡사하거나 똑같은 것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성수와 동생의 키가 160~170cm 정도로 매우 작은 편에 속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이에 둘이 힘을 합치지 않았다면 190cm가 넘는 피해자에게 위해를 끼치지 힘들었을 거라는 점을 들어 공범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 아시아경제가 만난 김성수의 동생은 180cm가 넘는 큰 체격이었다. 김성수도 그보단 작지만 당초 알려진 것보다는 훨씬 큰 키로 추측된다.

김성수와 학창시절을 함께 보냈다는 고등학교 동창 A(29)씨는 "인터넷에서 이번 사건을 둘러싼 각종 루머가 양산되고 있는데, 다른 동창들이나 같은 동네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근거가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오히려 평소 모습 가운데선 범행과 연관지을 수 있는 부분을 찾기 힘들어 의아할 정도"라고 증언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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