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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베이징대 교수 '중국 모델론' 강력 비판…"서방 적대감만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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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웨이잉 "중국 성장은 '보편 모델'에 기반을 둔 것"

연합뉴스

장웨이잉 중국 베이징대 교수
SCMP 캡처, WEF 제공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최고 명문대학인 베이징대학 교수가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중국 모델론'을 강력하게 비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저명한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장웨이잉(張維迎) 베이징대 교수는 지난 14일 이 같은 내용의 강연을 했으며, 베이징대는 24일 그의 강연을 대학 홈페이지에 올렸다.

장 교수의 강연 내용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자 중국 당국은 24일 저녁 그의 강연을 온라인에서 차단했다.

장 교수는 강연에서 강력한 일당 통치, 막강한 국유기업, 정부의 현명한 산업정책 등을 통해 중국의 급속한 발전이 이뤄졌다는 '중국 모델' 이론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중국의 미래 발전에도 해롭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서구의 시각으로 볼 때 '중국 모델론'은 두려운 돌연변이로 중국과 서구의 충돌을 불가피하게 만든다"며 "중국이 현재 직면한 적대적인 국제환경은 지난 40년간 중국의 성취를 잘못 해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모델론은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글로벌 금융위기에 잘 대처하자 급격하게 부상했으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집권 후 이 이론을 강조해 왔다.

장 교수는 "지난 40년간 중국의 고성장은 '중국 모델' 덕분이 아니라, 시장 중심주의, 기업가 정신, 지난 300여 년간 서구의 기술 축적 등 '보편 모델'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구의 시각에서 중국 모델론은 자유무역 및 세계 평화와 양립할 수 없는 '국가 자본주의'와 같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중국 모델론을 맹목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국영 부문의 비대화, 국가 권력의 팽창, 정부 산업정책에 대한 지나친 의존, 시장 개혁 후퇴, 경제 성장의 정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장 교수의 글이 공개된 후 중국 온라인에는 그가 현재 중국 경제의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는 지지론자와 중국의 독자적인 성취를 무시했다는 비판론자가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자오쑤이성 미국 덴버대 미중 협력센터 소장은 "중국 모델론은 '중국의 기적', '중국 굴기' 등 중국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수사의 일부"라며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에는 중국 위협론을 촉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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