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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드루킹 측근 “김경수가 보낸 기사는 ‘AAA’···우선 댓글작업” vs 김경수 측 “신빙성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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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첫 공판을 받기 위해 2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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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댓글조작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동원씨(49)가 김경수 경남지사(51)로부터 전달받은 기사를 “우선 작업하라”고 한 뒤 그 결과를 김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 지사 측은 김씨 측근들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댓글조작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 측근인 ‘서유기’ 박모씨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김 지사의 첫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대선 당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의 댓글조작 활동을 증언했다. 박씨는 김씨가 만든 경공모에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운영을 맡았다.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와 김씨가 댓글조작을 공모한 관계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김씨는 김 지사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기사링크를 받은 직후 이를 박씨 등 경공모 회원이 있는 채팅방에 ‘AAA’라는 표기와 함께 전달했다. 박씨는 표기의 의미를 묻는 특검의 질문에 “김 지사가 보내주는 기사이니 우선 (댓글)작업하라는 뜻이었다”고 답했다.

박씨는 김씨가 댓글조작 결과를 김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박씨는 “김씨가 엑셀로 정리된 댓글작업 내용을 김 지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이러한 내용을 김씨에게 들었다고 진술했다.

김 지사가 2016년 11월 경기 파주시의 경공모 사무실을 방문해 킹크랩 시연을 목격했는지도 쟁점이 됐다. 박씨 증언에 따르면, 당시 김 지사에게 브리핑을 하던 김씨는 화면에 ‘킹크랩 극비’라는 항목이 나오자 “김 지사 외에 다른 사람들은 강의장에서 나가라”고 말했다. 이후 김씨 지시에 따라 킹크랩 개발자인 우모씨만 댓글조작에 사용된 휴대전화를 들고 강의장에 들어갔다. 박씨는 ‘그 때 킹크랩을 시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특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지사 측은 박씨가 수사과정에서 수차례 허위진술했다며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변호인단은 구속된 김씨가 공범들의 진술 방향을 적은 노트 등을 증거로 신청하며 “여러 사람들이 짜고서 거짓말한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가 2016년 11월 경공모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당시 킹크랩 시연회를 목격한 사실은 없다고도 했다. 댓글조작 활동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다.

김 지사는 김씨에게 댓글조작을 지시하고 김씨 측근인 도모 변호사를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임명하겠다고 제안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김 지사는 이날 처음 재판에 출석하며 “모든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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