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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양식 연어의 얼굴 인식해 맞춤형 관리… 폐사율 5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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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양식 업체 세르막사(社)는 지난해 11억달러(약 1조2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회사는 더 큰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빌딩의 출입 관리나 결제에 쓰이던 얼굴 인식 기술을 연어 양식에 도입해 병에 걸려 죽는 연어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얼굴 인식 기술이 수산업과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가축이나 물고기도 맞춤형 관리를 받으면 건강 상태가 획기적으로 좋아진다. 얼굴 인식 기술이 도입되면서 동물들을 개별적으로 구별해 따로 관리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눈가 점 분포 형태가 연어의 지문

연어 양식장은 지름 160m, 깊이 35m 수조에 20만마리 정도를 키운다. 이 중 매일 4만마리가 수면으로 올라와 공기를 들이마신다. 연어는 이 과정을 통해 부레의 부력을 조절한다. 세르막은 이때 수면으로 올라온 연어의 얼굴을 3D 레이저 스캐너로 인식하는 장비를 도입했다. 연어는 눈과 주둥이, 아가미 주변에 있는 점의 분포 형태가 각자 다르다. 3D 스캐너는 점의 분포 형태를 일종의 지문(指紋)으로 삼아 연어마다 가상의 신분증을 만들었다.

얼굴 인식은 단순히 신원 확인만 하는 것이 아니다. 3D 스캐너는 연어의 피부가 바다 이에 감염됐는지도 조사한다. 바다 이는 매년 전 세계 양식 어류 수억 마리에 감염돼 10억달러의 피해를 입힌다. 세르막은 3D 스캔 후 바다 이에 감염된 연어는 자동으로 격리해 치료한다. 3D 스캐너 개발사인 노르웨이 바이오소트는 "얼굴 인식을 통한 관리를 통해 연어 폐사율을 50~75%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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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에도 얼굴 인식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세계 최대 곡물 기업인 미국 카길은 올 초 아일랜드의 IT(정보기술) 업체인 케인투스와 함께 젖소 농장에 얼굴 인식 기술을 도입해 우유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케인투스 역시 단순히 젖소의 얼굴을 구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건강 상태까지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소가 사료나 물을 먹는 행동을 분석해 몸 상태를 알아내 그에 맞게 사료를 주거나 관리를 하는 것이다. 과거에 수작업으로 하면 수일에서 수 주일까지 걸리던 일이지만 얼굴 인식 덕분에 이제는 실시간으로 할 수 있다고 케인투스는 밝혔다. 카길은 젖소 농장에 이어 돼지, 닭 농장과 어류 양식장으로도 얼굴 인식 기술을 보급할 계획이다.

닭 사육 과정 스마트폰으로 확인

중국은 이미 닭과 돼지 농장에 얼굴 인식 기술을 도입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보험 회사인 중안보험은 자회사인 중안테크놀로지와 함께 지난해 말 소비자가 닭의 사육 과정을 모두 볼 수 있는 기술을 도입했다. 닭들은 얼굴 인식 기술로 각각 구분된다. 또 닭은 모두 발목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치를 달고 있다. 이를 통해 닭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얼마나 운동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중안보험은 식품 위생에 민감한 도시 소비자들을 위해 사전 구매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구매한 닭이 제대로 크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지난 2월 축산 업체에 맞춤형 돼지 사육을 위한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얼굴 인식으로 개별 돼지를 확인하고 체중과 병력 등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식품 업체인 잉지 홀딩스도 지난 3월 1692개 농장에서 키우는 돼지 16만8821마리의 얼굴을 모두 스캔했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맞춤형 사육을 위한 기본 정보로 활용된다.

앞으로는 얼굴 인식만으로도 가축이 병에 걸렸는지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얼굴 인식 프로그램으로 양의 눈이나 귀 모양을 분석해 통증 정도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멸종 위기 동물 보호에도 활용

얼굴 인식은 가축뿐 아니라 야생동물에게도 도움을 준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연구진은 지난 5월 멸종 위기 영장류의 얼굴을 구분하는 스마트폰 앱인 '프라임아이디(PrimID)'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감시 카메라에 찍힌 수많은 영장류의 사진을 인공지능에 학습시켰다. 그 결과 프라임아이디에 영장류 사진을 올리면 인공지능이 90% 정확도로 개체를 구분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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