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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엄마는 매니저, 아이는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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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홍양표]
베이비뉴스

학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 어떻게 하죠?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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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스케줄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유치원생, 초등학생, 고등학생의 하교 후 학원 스케줄은 잘나가는 연예인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머니라는 매니저가 없다면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스케줄을 다 소화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1학년 라온이의 스케줄을 따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라온이는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은 학교가 끝나면 영어학원으로 갑니다. 월요일, 금요일은 원어민 선생님 수업을 하고 수요일은 영어독서수업을 해, 각각 챙겨야 하는 책과 숙제가 다릅니다. 수업 전 단어 시험이 있어서 전날 라온이 어머님은 함께 단어를 외우고 수요일 전에는 영어 동화책을 다섯 번 같이 읽고 따라합니다.

영어 수업이 끝나면 간식을 먹고 수영을 하러 갑니다. 지금 접영에 들어가서 체력 소모가 많아 수영 전 간식은 꼭 먹어야 하기 때문에, 이동하는 차 안에서 간단히 과자나 우유를 먹습니다. 물론 수영복과 기타 수영에 필요한 준비물을 챙기는 것은 어머니의 몫입니다.

화요일에는 학습지 선생님이 다녀가십니다. 수학과 국어, 한자 세 과목의 학습지 양은 상당합니다. 하루에 일정한 숙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저녁을 먹은 후 아이는 어머니의 지도 아래 숙제를 해야 합니다.

화요일, 목요일은 미술학원에 가는 날입니다. 화요일은 만들기, 목요일은 그리기 활동을 합니다. 요즘 라온이 어머님은 아이가 피아노 학원에 갔으면 하지만 도저히 시간이 나질 않습니다. 특히 피아노 학원은 매일 가야 하기 때문에 스케줄을 잡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저는 우선 상담을 하기 전 아이의 가정환경, 학습환경을 살핍니다. 아이의 부모님은 아이의 행동이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상담 신청하시지만 사실 아이의 문제점은 환경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기 때문입니다.

학원이나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는 뇌가 건강한 아이입니다. 아이의 뇌는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을 스스로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아이가 가기 싫어하는 행동은 뇌가 반응하는 올바른 반응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적인 요인에 어떤 스트레스 요인이 있는지 살펴봐야 하는 것입니다.

◇ 무기력하고 그냥 체념하는 아이가 더 위험

학원을 예를 들어 본다면, 학원에서 하는 학습이 아이에게 충분한 호기심과 즐거움을 주는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아이의 수준에 맞게 형성되어 있는지, 너무 평가 위주의 잦은 시험이 많은 것은 아닌지, 육체적인 피로도가 축적이 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즐겁고 흥미가 있는 학습을 접하게 되면 뇌는 이런 경험들을 장기 기억에 보관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활동을 자꾸 더 하고 싶어 합니다. 아이가 어머니와 책을 읽는 기억이 즐거웠다면 잠들기 전 아이는 책을 자꾸 읽어달라고 할 것입니다.

혹시 자녀가 학원을 가기 싫어한다면 무엇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이지 찾아야 합니다. 아이가 싫어한다고 표현할 때가 변화를 줄 수 있는 제일 좋은 시기입니다.

오히려 무기력하고 그냥 체념하는 아이가 더 위험합니다. 아이가 학원에 가서 잠을 자거나 수업에 집중을 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아이는 학원뿐 아니라 학교생활에서도 이와 같은 행동이 나타날 것입니다. 이런 무기력은 학습의 흥미도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입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을 다 수용할 수 있는 뇌를 가진 아이들도 더러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뇌가 닫힌 상태에서 학원을 전전하게 됩니다. 결국 뇌가 지쳐서 학년이 올라가면서 의욕이 없고 성적이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가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학원을 다닐 것인지를 대화를 통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것을 어머니가 결정을 하고 아이에게 명령하듯 강요한다면 아이는 마치 다람쥐 쳇바퀴 돌듯 엄마가 챙겨주는 가방만 가지고, 암기하라는 단어 외우고, 이곳저곳을 다니게 되는데, 이렇게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하도록 훈련되지 못한 아이들은 자라면서 무기력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요즘 연구소에는 이런 무기력한 청소년들의 상담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원인은 스스로 선택하지 않고 끌려다니다시피 한 아이들이 자라면서 나타나는 무기력증으로 인한 성적 하락입니다. 지금 우리 아이를 냉정하게 관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스스로 준비물을 챙기게 되어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정확한 진단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홍양표는 25년째 유아 및 초중등 두뇌 교육을 연구하고 있으며 「엄마가 1% 바뀌면 아이는 100% 바뀐다」, 「우리 아이 천재로 키우는 법」, 「부모가 바뀌어야 자녀가 바뀐다」 외 다수의 책을 집필했고 여러 방송에서 두뇌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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