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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투 운동으로 권력가 201명 낙마…절반은 여성으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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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지난 1일 성추문에 휩싸인 브렛 캐버노 미 연방대법관 임명에 항의하는 여성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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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임명된 여성들, 유리 절벽에 부딪치기도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1년전 ‘미투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이후 미국에서 유력 남성 201명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가운데 절반가량을 여성이 대체했다.

23일 뉴욕타임스(NYT) 자체 집계 결과 지난해 10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 대한 폭로 이후 201명의 각계 유력남성들이 성추문으로 직(職)을 잃었다. 빈 자리의 43%는 여성이 채웠다.

예를들어 사퇴한 알 프랑켄 민주당 상원의원 대신 디나 스미스가 임명됐고, 뉴욕에 기반을 둔 문학잡지 ‘파리 리뷰’의 편집장 로린 스타인은 에밀리 네멘슨으로 교체됐다.

와인스틴 폭로 이전에는 성추문으로 물러난 유명 인사가 30명 미만에 불과했다.

캘리포니아대학 해스팅스법학대학원의 조안 윌리엄스 교수는 “우리는 이같은 일을 처음 겪어본다”며 “직장에서 여성들은 임신 등과 같은 변수가 생길 수 있어 위험하다고 여겨졌는데 이제 남성 고용이 더 위험해졌다”고 말했다.

미투 운동은 사회 전반의 가시적인 분야에서 권력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여성의 임명이 반드시 변화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 역시 남을 괴롭히는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일부 여성들은 유리절벽(glass cliff)에 부딪치기도 한다. 위기 상황에서 여성이 임명됨에 따라 실패할 확률이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은 차별화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근무 환경을 더 존중하고, 괴롭힘을 당했을 때 더 마음놓고 신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여성 리더들은 더 많은 여성들을 고용하고 승진시키며, 임금을 공평하게 지급한다.

공공 부문의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더 협력적이고 초당파적이다. 예컨대 상원 여성 의원 21명은 한달에 한번씩 저녁 식사 모임을 갖는다. 이들은 여성, 어린이, 사회 복지 관련 정책 증진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지위를 잃은 201명 가운데 10%는 컴백 의사를 밝히거나 컴백 시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많은 인사들이 경제적인 파워는 잃지 않았다. 성추문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들이 반성없이 돌아온다면, 권력이 행사되는 방식을 바꿀 미투 운동의 잠재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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